[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 기자] 자동차보험료가 또 오를 전망이다. 손보업계는 올해 두 차례에 걸쳐 자동차 보험료를 올렸으나 손해율 급상승으로 더 이상 버티기는 어렵다고 판단, 내년 초에 자동차 보험료를 5% 안팎 인상한다는 방침아래 인상요율 검증을 보험개발원에 신청했다.
손보업계는 자동차손해율 상승 뿐만아니라 저금리 등으로 자산운용수익률이 떨어지는 등 경영상태가 급속히 악화되자 우선 판매할수록 적자가 불어나는 차보험료 인상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 손보업계의 올해 차 보험 적자 규모가 1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내년에는 적자 폭이 더 늘어나 경영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28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은 차보험료를 5%정도 인상하는 것이 불가하다고 판단, 최근 보험개발원에 차 보험료 인상을 위한 요율 검증을 신청했다.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등 주요 보험사들도 KB손보에 이어 요율 검증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신청하는 인상요율도 KB손보와 비슷한 5%안팎이 될 전망이다. 이들의 지난달 자동차보험 손해율(보험사가 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이 97~99% 수준이었던 것을 고려할 때 이들 손보사들은 인상폭을 5%선으로 잡고 요율검증을 신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사들은 통상 요금인상에 앞서 적정 인상폭을 찾는 요율검증을 보험개발원에 신청한다. 손보사들은 요율 검증 결과가 나오면 그 결과를 바탕으로 실제 보험료 인상률과 인상 시기 등에 대해 내부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한다. 인상 시기는 내년 1월이 유력하고 올해는 인상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1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보험료를 올렸는데 아무리 손해율이 상승했다고 하더라도 연내 3차례 인상시 소비자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손보업계가 인상되지 6개월만에 다시 인상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은 손해율이 적정선이라고 여겨지는 76~78% 정도로 훨씬 넘어 100%선에 육박해 본전은커녕 대규모 적자로 더 이상 감내하기 어렵다는 판단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달 삼성화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7.6%로 올랐고 현대해상, KB손보, DB손보도 각각 97%, 98.5%, 98.5%를 기록했다.자동차보험을 보수적으로 취급, 그나마 손해율 관리가 됐던 메리츠화재마저 90.3%로 집계됐다. 한화, 롯데, MG손보 등 중하위권 손보사들은 이미 100%를 훌쩍 넘어 위험수위를 나타내고 있다.
손보업계는 지난 1월 3~3.5%, 6월 1~1.6% 등 올해 들어 두 차례에 걸쳐 차 보험료를 인상했지만 손해율 상승으로 자동차보험에서 1조5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손보업계는 그동안 노동자 노동연령 연장과 자동차 정비수가 인상, 중고차 보상 확대, 한방 추나요법 건강보험 적용 등 원가 상승 요인들을 충분히 반영하려면 올해 약 10%의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했으나 인상폭은 그 절반수준에 그쳐 대규모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손보업계의 보험료 인상을 허용할는지는 미지수다. 자동차보험사업에서 적자가 큰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잇단 보험료 인상으로 소비자들의 반발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화이어서 금융당국이 요금인상에 제동을 걸 수도 있다. 그동안 손보사들이 차보험료를 인상할 때마다 소비자부담을 감안해 인상폭을 최소화 할 것을 주문하면서 걸핏하면 차보험료 인상요인을 소비자에게 모두 전가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