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이선영 기자] 쇼핑업체들의 판매수수료율이 최고 40%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1만원 어치를 팔면 납품업체로부터 4000원 가량의 판매수수료를 챙기는 것이다. 그 부담은 대부분 소비자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이에 정부는 중소납품업체들과 소비자 보호를 위해 홈쇼핑 판매 수수료율을 낮추기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홈쇼핑산업의 공정거래 및 상생협력 환경 조성을 위해 ‘홈쇼핑 판매수수료율 인하 방안 마련’ 및 ‘홈쇼핑 방송 채널 사용계약 가이드라인 개선’ 등 종합적인 대책을 시행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과기정통부가 마련한 방안은 ▲홈쇼핑 판매수수료율 통계 공개 ▲정액수수료 방송 축소 유도 ▲홈쇼핑 재승인 시 판매수수료율 심사 강화 ▲송출수수료 관리·감독 강화 등으로 순차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는 홈쇼핑 업계의 자율적인 판매수수료 인하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7개사의 판매수수료 통계를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TV홈쇼핑 평균 판매수수료율은 평균 30.5%였으며 가장 높은 곳은 CJ홈쇼핑으로 39.7%다.
이어 GS홈쇼핑이 35.3%, NS홈쇼핑 35.2%, 현대홈쇼핑 34.4%, 롯데홈쇼핑 29.3%, 공영홈쇼핑 20.9%, 홈앤쇼핑 19.5%순으로 나타났다. 공영쇼핑이 20.9%로 가장 낮았다.
하지만 홈쇼핑 업체들은 최근 매출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 반해 IPTV업계의 송출수수료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실제 모 홈쇼핑업체가 납부한 송출수수료는 2년새 50%나 올랐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와 올해 다르게 책정됐던 판매수수료율 산정기준을 통일하는 한편, 납품업체, 홈쇼핑업체 등 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전문가 자문을 거쳐 산정기준을 개선하기로 했다.
또 정부는 정액수수료가 매출에 포함돼 판매수수료율이 실제보다 낮게 보이는 착시효과를 없애기 위해 TV홈쇼핑 매출 기준을 '상품판매총액'으로 한정했다.
아울러 TV홈쇼핑이 운영하는 모바일, 인터넷 판매상품 가운데 TV홈쇼핑에 편성됐던 상품도 수수료율 산정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결제 창구만 다를 뿐 사실상 같은 곳에서 판매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정부 조치에 대해 홈쇼핑 업계는 송출수수료 부분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핵심은 송출수수료 정상화”라며 "결과적으로 송출수수료가 상승되니 판매수수료율도 자연스럽게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판매수수료 상당부분을 송출수수료가 차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다른 관계자는 “수수료율은 품목별로 다르게 산정되는데 정부가 일괄적으로 발표해 소비자 오해를 부른다”면서 "패션뷰티 품목은 고객의 취향에 따라 구입의사 결정이 되는 만큼 교환·취소·반품이 잦다. 교환·취소·반품은 모두 비용이 들기 때문에 이에 따라 수수료가 높아진다"고 말했다. 아울러 "패션뷰티 제품은 대부분 중소기업 제품이 많아 이를 많이 판매하는 업체는 자연스럽게 판매수수료율이 높게 나온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판매수수료 대부분을 송출수수료가 차지하는 상황에서 판매수수료만 낮추는 것은 홈쇼핑기업에게 손해를 강제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하고 "최근 홈쇼핑 기업의 성장세가 주춤한 상황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