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이종범 기자] 이석호 전 우주홀딩스 대표 66억2500만원, 허재호 전 대주그룹회장 56억원, 김한식 전 청해진해운 대표 8억7500만원. 이름 꽤나 알려졌지만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은 기업인들과 체납액 규모다. 허재호 회장은 교도소 복역 중 일당 5억원의 '황제 노역'으로 공분을 샀던 인물이다.
국세청은 4일 고액의 세금을 상습적으로 내지 않은 개인과 법인 6838명의 명단을 국세청 홈페이지(www.nts.go.kr)와 세무서 게시판에 공개했다.
올해 새로 명단이 공개된 이들 6838명 가운데 개인은 4739명, 법인은 2099개였다. 이들의 밀린 세금은 모두 5조4073억원이다.
공개 대상은 체납 발생일로부터 1년 넘게 2억원 이상의 국세를 내지 않은 체납자다. 이들의 이름·상호(법인명)·나이·직업·주소·체납액 세목·납부기한 등이 공개됐다.
2억원이 넘더라도 체납액의 30% 이상을 납부했거나 체납 국세에 대한 이의신청·심사청구 등이 진행 중인 경우, 회생계획 인가 결정에 따라 체납액이 징수 유예 중인 경우 등은 공개 대상에서 빠졌다.
공개된 체납자 중에는 온라인도박 운영업자인 홍영철(46)가 1632억원을 내지 않아 체납액이 가장 많았다. '구암 허준', '아이리스' 등 인기 드라마를 집필한 방송작가 최완규씨도 포함돼 있다. 최 씨는 양도소득세 등 13억9400만원을 내지 않았다.
지난해에 비해 공개 인원은 320명 줄었지만, 100억원이상 체납자가 늘어 전체 체납액은 1633억원 많다.
국세청은 상습체납자에 대해 엄정 대응하고 체납 징수 업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내년부터 전국 세무서에도 체납징세과를 신설할 방침이다.
아울러 체납액이 5000만원 이상인 경우 체납자의 친인척의 금융 조회까지 허용하는 금융실명법 개정안이 지난 10월 말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국세청은 내년부터 친인척 명의로 재산을 은닉한 체납자에 대한 추적조사도 강화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