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이종범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인 아람코가 애플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비싼 기업’이 된다.
기업공개(IPO) 공모액이 256억달러(약 30조4700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기업공개 사상 최고액이다.
이를 통해 추산된 기업가치는 1조7000억달러(약 2024조원)다. 애플의 기업가치(약 1조달러)를 웃돈다.
미국 CNBC는 5일(현지시간) 5일아람코의 공모가가 예시 가격범위의 상단인 32리얄(8.53달러·약 1만원)로 결정됐다고 보도했다. 아람코는 다음 주 사우디 국내 타다울증시에 상장할 계획이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아람코는 IPO로 256억달러를 조달하게 된다. IPO 사상 최대 규모로, 2014년 알리바바가 세운 이전 최고치 기록인 250억달러를 웃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달 17일부터 지난 4일까지 기관 투자자들의 공모 청약을 받은 결과 1890억4000만리얄(504억달러·약 60조원)이 몰렸다. 상장 예정 주식의 3배에 달하는 규모다.
아람코는 앞서 지분의 1.5%를 상장할 계획이며 이중 개인 투자자와 기관 투자자의 몫은 각각 0.5%, 1%라고 밝힌 바 있다. 1%는 20억주에 해당한다고 CNBC는 전했다.
아람코의 IPO는 사상 최대 규모지만, 기업가치를 2조달러 이상이라고 장담해온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사우디는 국제 투자자의 관심이 예상에 못미치자 런던과 뉴욕에서 가질 예정이던 로드쇼를 취소하고 국내 투자자들에게 의존해왔다.
걸프 동맹국인 아랍에미리트(UAE)와 쿠웨이트가 사우디에 상당한 규모의 투자 약속을 했다. 쿠웨이트와 UAE 국부펀드는 이번 IPO에 각각 10억달러, 15억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람코의 기업공개 주간사인 삼바캐피털은 성명에서 10.5%가 외국인 투자자였고, 대부분은 사우디 자금과 사우디 기업이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아람코의 경영과 지배구조 및 지정학적 위험을 감안해 투자에 적극 나서지 않았다.
기후변화 문제에 세계 각국의 관심이 커져 원유 사용을 줄이자는 대책이 강화될 수 가능성도 외국인이 투자를 꺼린 요인으로 꼽힌다.
아람코는 세계 산유량의 12.6%를 차지하는 대형 석유기업으로 ‘왕관의 보석’이라 불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