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통장’으로 불리며 인기를 모았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가입자수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
관련법을 개정해 지난 해 말 끝나도록 돼 있던 신규 가입 시한을 연장하고, 가입 대상 범위를 확대했지만 올해 가입자는 5만 명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률이나 세제 혜택이 기대에 못 미치고, 가입 절차가 번거롭다는 게 이유로 지적되고 있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ISA 누적 가입자는 210만682명으로, 한 달 전에 비해 1만1334명 감소했다.
국회는 지난해 조세특례제한법을 개정해 당초 작년 말 일몰 예정이었던 ISA의 신규 가입 시한을 2021년 말로 3년 연장하고, 가입 가능 범위도 넓혔다.
이에 따라 근로·사업소득자의 소득 발생 기간 범위가 기존의 1년에서 올해부터는 3년으로 길어져 3년 이내에 은퇴하거나 휴직한 사람도 ISA에 가입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올 2월과 3월에 ISA 가입자가 각각 1508명과 333명 증가한 이후 가입자 수는 매달 줄어들고 있다.
총 가입 금액은 늘었다. 기존 가입자들이 투자금을 늘렸기 때문이다.
작년 말 5조692억원에서 지난 10월 말에는 6조2579억원으로 6000억원 이상 늘었다. 1인당 가입 금액도 같은 기간 260만원에서 298만원으로 증가했다.
ISA는 금융 당국이 '국민 재산 불리기'를 목표로 2016년 3월 출시한 세제 혜택 금융상품이다.
한 계좌에 예금·적금·펀드·파생결합증권 등 여러 금융상품을 담을 수 있으며 5년 만기 이자소득과 배당소득에 대해 200만원(농어민·서민형 4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다.
이 같은 혜택 때문에 출시 보름 만에 가입자가 100만명을 넘어서는 등 빠르게 성장했으나 이후 수익률이나 세제 혜택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지적과 함께 가입자 수가 정체됐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투자자가 직접 편입 상품을 선택하는 신탁형 ISA에 지나치게 편중돼 한 계좌로 여러 상품을 담을 수 있는 장점이 퇴색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탁형 ISA는 대부분 예·적금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올해 10월 말 전체 ISA 가입자의 88.4%인 185만6862명이 신탁형 ISA 가입자이며, 신탁형 ISA의 투자액 5조5512억원 중 82.5%인 4조5824억원이 예·적금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가입하려면 근로소득 또는 사업소득을 증빙할 자료를 제출해야 하는 등 번거로운 게 많은 것도 가입자 수 감소의 한 원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