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 교수의 외로운 외상센터 지키기
이국종 교수의 외로운 외상센터 지키기
  • 오풍연
  • 승인 2020.01.16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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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 운영 놓고 아주대병원과 갈등...생각보다 훨씬 심각해 충격

[서울이코노미뉴스 오풍연]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을 맡고 있는 이국종 교수가 수모를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대학 유희석 의료원장이 과거 이 센터장에게 “때려치워 이 XX야” 등 욕설을 퍼붓는 내용이 담긴 녹음 파일도 공개됐다. 권역외상센터 운영을 놓고 이 센터장과 아주대병원이 갈등을 겪어 온 사실도 드러났다. 생각보다 훨씬 심각했던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이 교수는 유 원장으로부터 “때려쳐, ××야. 꺼져. 인간 같지도 않은 ×× 말이야. 나랑 한 판 붙을래 너?”라고 욕설 등 폭언을 들은 것으로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전해졌다. 이 때문에 지난 1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유 원장의 파면을 요구하는 글이 올라오는 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아주대와 유 원장 측은 아직까지 공식적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아주대 측이 이 교수를 홀대한 것은 맞는 것 같다. 오죽하면 이 교수가 “어디 숨어 지내다가 (이번처럼) 배나 탔으면 좋겠다”고 했을까. 아주대 측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 교수는 권역외상센터 운영에 대한 아주대병원의 해명에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진실공방으로 흐를 가능성도 없지 않다. 전체적인 맥락으로 볼 때 아주대 측이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는 아주대병원이 권역외상센터의 병실이 부족한데도 의도적으로 외면했다고 주장했고, 이에 대해 병원 측은 “내부 공사로 인해 전체적으로 병실이 부족했던 시기에 잠시 그랬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교수는 “무슨 그 따위 거짓말을 하나”면서 “병실은 언제나 주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죽을 힘을 다해서 정말 어떻게든 밀어붙여 보려고 했는데 이제 안 되겠다”고 포기 의사도 내비쳤다.

해군 명예중령이기도 한 이 교수는 지난달 14일 미국 센디에이고항에서 해군 순항훈련전단과 합류해서, 캐나다 벤쿠버와 미국 하와이를 거쳐 태평양을 횡단하는 한달 동안 훈련에 참가했다. 해군작전사령부는 “이국종 교수가 훈련에 참가한 것은 현장에서 장기 해외훈련 함정의 의료체계를 점검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등 자문을 하고 싶다는 이 교수의 요청에 따라서 이뤄진 것으로, 민간 의료전문가가 이렇게 장기간 훈련에 참가한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해군 순항훈련전단 관계자는 15일 “전단은 14일 오후 2시쯤 진해 외항 묘박지에 도착해서 머물며 검역·보안검색 등 절차를 밟은 뒤, 오늘 아침 8시30분 진해군항에 입항했다. 14일 낮부터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었고, 한국 방송도 시청할 수 있었다. 확인하지는 않았지만, 이 교수가 자신과 관련된 뉴스를 본 것으로 짐작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배에서 내린 뒤 한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바다에 있을 때가 좋았고 10m짜리 파도를 맞는 게 낫다”고 착잡한 심정을 드러냈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 외상분야를 개척한 산증인이기도 하다. 이처럼 수모를 당하면서도 자리를 지켜왔다고 할 수 있다. 아주대 측의 향후 해명도 궁금하다. 변명으로 일관하지 않을까 싶다. 국민은 이 교수를 응원하고 있다. 힘을 내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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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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