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 기자] “잘 되겠지 하는 적당주의는 버려라. 이러다가는 무슨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사장단 앞에서 독한 말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변화를 주문했다. 시장의 판을 새로 짜는 게임 체인저 (Game Changer)가 되자고 강조했다.
16일 롯데지주에 따르면 신 회장은 전날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정례 사장단 회의인 ‘2020 상반기 롯데 VCM(Value Creation Meeting)’을 주재했다. 이 자리에는 계열사 사장단과 임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신 회장은 회의 마지막 발언에서 “오늘은 듣기 좋은 이야기를 드리지는 못할 것 같다”며 수위를 높여갔다.
신회장은 “롯데 성장의 양대 축이라 할 수 있는 유통 부문과 화학부문의 실적이 하락하고 내부에서는 ‘잘 되겠지’ 하는 적당주의가 있다”고 지적하고 “이대로 가다가는 무슨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분위기는 무거웠고, 참석자들은 숨을 죽였다.
신 회장은 이어 “현재와 같은 변화의 시대에 과거의 성공 방식은 더는 유효하지 않다”면서 “기존의 성공 스토리와 위기 극복 사례, 관성적인 업무 등은 모두 버리고 우리 스스로 새로운 시장의 판을 짜는 게임 체인저가 되자”고 요구했다.
신 회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은 과거 우리가 극복했던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와는 완전히 다르다”면서 “저성장이 뉴 노멀이 된 지금,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지속 성장이 아니라 기업 생존이 어려울 수 있다”고 위기 상황을 강조했다.
신 회장이 이런 강도로 쓴 소리를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롯데 관계자는 전했다.
신 회장은 “롯데 그룹은 많은 사업 분야에서 업계 1위의 위치를 차지하고 성장해 왔지만, 오늘날도 그러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면서 “적당주의에 젖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모든 직원들이 ’변화를 반드시 이뤄내겠다‘,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열정과 끈기로 도전해 나가는 문화가 조직 내에 자리잡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