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장 부정 선거"... 檢, 송철호·백원우·황운하 등 13명 기소
"울산시장 부정 선거"... 檢, 송철호·백원우·황운하 등 13명 기소
  • 윤석현 기자
  • 승인 2020.01.29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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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 송철호 당선 위해서 하명 수사·공약 지원 등 靑기획 '부정선거' 판단
尹 총장, 참모·수사팀과 회의서 결정, 이성윤 홀로 이견...이광철-임종석 일단 제외
윤석열 검찰총장

[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 기자]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청와대 관계자와 공무원 등을 무더기로 재판에 넘기면서 청와대가 2018년 6·13 지방선거에 부당하게 개입한 의혹이 사실이라고 결론 내렸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김태은)는 29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송 시장과 송병기 전 울산 부시장 등 1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기소 대상에는 청와대 하명으로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 주변인들의 비리 수사를 지휘한 황운하 전 울산경찰청장을 비롯해 범죄 첩보 형식으로 사실상 하명 수사를 지시한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과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 등이 포함됐다.

검찰은 또 송 시장 측의 선거 공약 수립을 불법 지원한 혐의로 장환석 전 청와대 균형발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송 시장의 더불어민주당 후보 단수 공천을 위한 후보자 매수 혐의로 한병도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각각 재판에 넘겼다.

검찰이 29일 밝힌 청와대의 선거 개입 의혹 중간수사 결과는 청와대 인사들이 대통령의 30년 지기인 송철호 울산시장 당선을 위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취지로 정리된다. 송 시장 당선을 위해 야당 경쟁자 표적 수사와 송 시장의 선거공약 수립, 여당 내 경선 경쟁자 매수 등에 전 과정에 청와대가 관여했다는 게 검찰 주장이어서 후폭풍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검찰은 우선 청와대의 하명 수사가 실재했다고 판단했다. 하명 수사의 시작은 2018년 6ㆍ13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하던 송 시장의 청탁이었다. 검찰에 따르면 송 시장이 2017년 9월 황운하 당시 울산경찰청장와 연락하며 자유한국당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관련 수사를 청탁하면서 하명수사가 비롯됐다. 김 전 시장은 울산 출마를 하려던 유력 경쟁자였다.

송 시장의 청탁 이후 김 전 시장 겨냥 표적 수사가 본격화됐다. 송 시장 측근인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그 해 10월 문모(53)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에게 김 전 시장 측근 비위 정보를 제공했고, 문 행정관이 이를 재가공한 범죄첩보서를 작성해 당시 백원우 민정비서관에게 올렸다. 백 전 비서관은 그 해 11~12월경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을 통해 비위 첩보를 경찰청을 거쳐 울산경찰청으로 순차 하달했다. 황 청장은 2017년 10월 김 전 시장 수사에 미온적인 경찰관들을 인사 조치한 뒤 수사를 밀어붙였다. 때문에 황 청장은 공직선거법 위반에 더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도 추가됐다.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29일 송철호 울산시장(왼쪽 윗줄부터)과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 한병도(53)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 13명을 재판에 넘겼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윤석열 검찰총장, 구본선 차장 등 대검 참모 등 수사팀 회의서 기소 방침 확정...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반대 의견 

송 시장 당선을 위한 청와대의 공약 지원 의혹을 두고는 송 시장과 송 전 부시장, 장환석 당시 청와대 균형발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공모했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송 시장과 송 전 부시장은 ‘공공병원 유치’를 선거 공약으로 연계하기 위해 2017년 10월 장 전 행정관에게 ‘산재모 병원’ 예비타당성 조사 발표 연기를 부탁했다. 장 전 행정관은 산재모병원 관련 내부 정보를 송 시장 측에 제공하고 예비타당성 발표 연기를 수락하는 등으로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고 검찰은 봤다.

아울러 검찰은 청와대가 송 시장 당선을 위해 더불어민주당 내 경선 경쟁 후보를 매수했다고 판단했다. 2018년 8월 한병도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이 임동호 전 민주당 최고위원에게 불출마를 대가로 공기업 사장과 해외 공사 자리를 주겠다고 제안한 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다.

송 전 부시장은 울산시 공무원 4명과 공모해 울산시청 등의 행정기관 내부 자료를 불법 유출한 다음, 당시 송철호 후보의 선거공약 수립과 후보 TV 토론회 등에 쓰이도록 하며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고 검찰은 밝혔다. 또 울산시 정무특보 공개채용 관련 면접 질문을 유출해 채용 담당 공무원들의 공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이날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사건에 개입한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박형철 전 반부패부서관도 이날 함께 재판에 넘겼다. 앞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함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공범으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들은 유 전 부시장의 금융위 금융정책국장 시절 비위 혐의를 확인하고도 친문(재인) 인사들의 무마 청탁에 따라 감찰을 없던 일로 정리하면서 특별감찰반의 감찰 업무를 방해하고 금융위의 징계ㆍ인사권 행사를 침해한 혐의 등을 받는다.

앞서 윤석열 검찰총장은 이날 오전 구본선 차장과 배용원 공공수사부장 등 대검찰청 참모, 서울중앙지검의 이성윤 지검장과 신봉수 2차장, 김태은 공공수사2부장 등 수사팀이 배석한 회의에서 기소 방침을 확정했다. 회의에서는 법리 검토 결과 및 확보된 증거, 70여일 앞으로 다가온 4·15 총선에 미칠 영향 들을 고려해 신속 기소가 타당하다는 논의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지검장의 경우 기소 판단은 전문수사자문단에 맡기고, 아직 본인 대면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황 전 청장 등에 대한 처리 여부는 소환 조사 이후로 미루자는 이견을 냈다. 이 지검장은 앞서 조국 수사팀의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기소 과정에서도 반대 의견을 내며 결재를 거부했다.

검찰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나머지 관련자에 대해서도 순차적으로 수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30일 검찰에 출석하는 임종석(54)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날 조사 중인 이광철(49) 청와대 민정비서관 등 나머지 피의자들은 선거에 미칠 영향을 감안해 4월 총선 이후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임 전 비서실장이 기소되면 비서실장, 수석비서관, 비서관, 선임행정관 등 청와대 핵심라인이 정부 임기 중 선거 개입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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