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작년 '최악' 실적...최태원, 위기탈출 ‘애니멀 스피릿’ 나올까
SK하이닉스 작년 '최악' 실적...최태원, 위기탈출 ‘애니멀 스피릿’ 나올까
  • 정우람 기자
  • 승인 2020.01.31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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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불황에 지난해 영업익 87% 급감 '직격탄'...'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마련, 대응키로
SK그룹 최태원 회장

[서울이코노미뉴스 정우람 기자] 글로벌 반도체 불황으로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87%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이에 따라 지난 2011년 하이닉스를 인수, 그룹의 사업영역을 정유와 통신에서 반도체로 확장한 최태원 회장이 이번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 비상한 관심을 모은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매출이 26조 9907억원, 영업이익 2조 7127억원으로 집계됐다고 31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33.3% 줄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236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4.7% 축소됐다. 매출은 6조 927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0% 감소했지만 전 분기보다는 1%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은 매출이 전 분기보다 소폭 늘었지만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비중을 확대한 제품군의 수익성이 낮았다. 또 신규 공정 전환에 따른 초기 원가 부담으로 영업이익은 전 분기보다 50% 줄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글로벌 무역 갈등으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고객들의 재고 증가와 보수적인 구매 정책으로 수요 둔화와 가격 하락이 이어져 실적이 전년보다 감소했다”고 밝혔다.

제품별로는 D램 출하량이 전 분기보다 8% 증가했고, 평균 판매가격은 7% 하락했다. 낸드플래시는 출하량이 10% 증가했고, 평균판매가격은 전 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올해는 반도체 경기 회복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D램 시장의 경우 서버 D램의 수요 회복, 5G 스마트폰 확산에 따른 판매량 증가로 전형적인 상저하고의 수요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예측했다. 낸드플래시 시장도 PC와 데이터센터 수요가 증가하고 고용량화 추세가 확대되면서 성장세가 예상된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시장 불확실성을 감안해 신중한 생산·투자 전략을 운영할 방침이다. 공정 전환 과정에서도 기술 성숙도를 빠르게 향상시키는 한편 차세대 제품의 차질 없는 준비로 원가 절감을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다.

최근 확산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영향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와 충칭에 반도체 사업장을 두고 있다.

앞으로 주목되는 것은 최태원 회장의 행보다. 재계에서는 신중하지만 결단을 내리면 끝까지 밀어붙이는 최태원의 공격적 경영 스타일이 어떻게 새해 경영에 반영할지 예의 주시를 하고 있다.

인수합병의 승부사로 평가받은 최 회장은 하이닉스 인수를 최대 치적으로 꼽는다. 애초 인수를 놓고 찬반이 엇갈렸지만 인수 이후 SK하이닉스가 지속적으로 좋은 실적을 내 최 회장의 판단이 옳았음을 입증했다.

물론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어닝쇼크’의 충격을 딛고 부활에 나서기 위한 계열사 차원의 대응책은 있다.

 SK하이닉스의 이천 공장 전경

재계, 최태원 회장의 총수로서의 ‘애니멀 스피릿(animal spirit. 동물적 감각)’이 어떻게 작동할지 주시

지난해 실적 하락의 직접적 원인이었던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가 회복되고 있는 가운데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공급 확대로 수익성 극대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차진석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31일 진행된 4분기 실적컨퍼런스콜에서 "올해 D램 비트그로스(비트 단위 출하량 증가율) 성장률은 지난해보다 높은 20% 수준이 될 것"이라며 "올해 낸드는 약 30% 초반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에 회사는 고부가가지 제품 위주의 공급 확대를 통해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D램의 경우, 2세대 10나노급 제품인 1y나노(10나노 중반대) 제품 비중을 확대하고 본격적으로 시장 확대가 예상되는 LPDDR5 제품 등의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또 차세대 제품인 10나노급 3세대 제품(1z나노·10나노 초반대)도 연내 본격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다만 회사측은 시장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아 보수적인 투자·생산 기조는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수요가 개선되고 있는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과거에 비해 훨씬 높아진 복잡성과 불확실성이 상존함에 따라 보다 신중한 생산 및 투자 전략을 운영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또 공정전환 과정에서도 기술 성숙도를 빠르게 향상시키는 한편 차세대 제품의 차질 없는 준비로 원가 절감을 가속화해 나갈 계획이다.

재계에서는 최 회장이 총수로서 ‘애니멀 스피릿(animal spirit. 동물적 감각)’이 어떻게 작동할 지 주시한다. 하이닉스 인수 당시 검찰 수사가 조여오는 긴박한 상황에서 “그래도 이번엔 인수해야 한다”는 본능적인 감각이 작용했다는 것을 되새기는 것이다.

SK그룹 총수로서 특유의 ‘지르기’가 통했다는 걸 보면서 이번에도 뭔가 대응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최악의 하이닉스 경영을 그대로 방관하지 만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날 진행된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중국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와 관련해 현재 우시 공장의 조업상 특이사항이나 별다른 문제는 보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2월 9일까지로 예정된 중국 당국의 휴무 조치가 추가 연장되는 등 장기화되면 실제 조업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이런 경우에 대비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마련, 대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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