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와 '절대 황제' 中 시진핑의 위기
코로나 바이러스와 '절대 황제' 中 시진핑의 위기
  • 오풍연
  • 승인 2020.02.10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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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태 최초 경고한 리원량, 중국의 영웅 돼... 폐쇄적 사회시스템이 이 같은 위기 불러와

[오풍연 칼럼] 리원량이 시진핑을 쓰러뜨릴지도 모르겠다. 중국의 폐쇄적 사회시스템이 이 같은 위기를 불러왔다. 공산주의 국가라 하더라도 민심은 못 이긴다. 만약 사망자가 수천명~수만명에 달하면 중국 국민들도 그대로 있지 않을 것이다. 1989년 천안문 사태와는 또 다른 양상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중국 당국도 바짝 긴장하고 있을 것으로 본다. 시진핑은 엉뚱한 소리만 한다. 민심을 읽지 못하고. 중국의 위기, 시진핑의 위기다.

리원량은 중국의 영웅이 됐다. 그러나 우한 폐렴을 최초로 경고한 뒤 그것과 싸우다 34살의 나이로 숨졌다. 중국이, 세계가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리원량의 어머니가 눈물을 흘리면서 아들에게 침묵을 강요한 경찰에 해명을 요구한는 동영상이 올라와 또 한 번 가슴을 적시고 있다. 아들을 잃은 어머니는 얼마나 비통하겠는가. 리원량에게는 아내와 다섯 살 짜리 아들이 있다. 둘째 아이도 곧 태어나는데 가족과 이별했다.

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리원량의 어머니는 중국 동영상 플랫폼 리스핀(梨視頻·Pear Video)에 올라온 동영상에서 지난 7일 아들이 사망한 후의 심정을 토로했다. 어머니는 "진실이 밝혀지기 전에 내 아들은 한밤중에 우한 경찰서로 불려갔다"면서 "그들(경찰)이 우리에게 아무런 해명도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괜찮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리원량은 지난해 12월 30일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유사한 코로나바이러스 증세가 있는 환자 보고서를 입수해 이를 대학 동창들의 단체 채팅방에 공유했다. 하지만 우한 경찰은 리원량의 경고를 유언비어로 몰아세웠고, 리원량은 지난달 3일 경찰서에 불려가 인터넷에 사실과 다른 내용을 올렸다는 내용의 '훈계서'에 서명까지 해야 했다. 이게 중국이라는 나라다.

리원량의 사망에 대해 전중국이 분노하고 있다. 학자들은 시진핑을 직접 겨냥하기도 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 우한 화중사범대학의 탕이밍 국학원 원장과 동료 교수들은 공개서한에서 “이번 사태의 핵심은 헌법이 보장한 언론의 자유”라고 강조했다. 이어 “리원량의 경고가 유언비어로 치부되지 않았다면, 모든 시민이 진실을 말할 권리를 행사했다면 국가적 재앙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 학자들은 중국 헌법을 인용해 “중화인민공화국 시민들은 언론, 집회, 결사, 시위의 자유를 보장받는다”면서 “시민들이 언론의 자유를 행사하는 것은 국가와 사회, 집단의 이익이나 다른 시민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성난 목소리는 앞으로 계속 나올 것 같다. 천안문 사태 이후 최대 위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큰 나라다. 인구도 많다. 중국 당국은 검열 강화로 대응했다. 리원량을 추모하고 언론 자유를 주장하는 글들은 삭제됐으며, 많은 위챗 계정이 정지됐다. 더 이상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30년 전과는 다르다. 이제는 SNS가 세상을 지배한다. 시진핑의 미래가 궁금하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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