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권 취소 증가에 항공업계 ‘골병’...카드사, 누적 미수금에 '속병
항공권 취소 증가에 항공업계 ‘골병’...카드사, 누적 미수금에 '속병
  • 신현아 기자
  • 승인 2020.03.13 16:46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항공사 미지급금 500억원대...업계, "한국인 입국금지 강화로 더 늘어날 것"
11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청사가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여행객 급감으로 지난 11일 오후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청사가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이코노미뉴스 신현아 기자] 코로나 19 사태로 항공권 취소가 많아지고 있지만, 적자에 시달리는 항공사들이 카드사에 취소 대금을 제때 돌려주지 못하고 있다.

한국인의 입국 제한을 강화하는 국가들이 늘고, 해외여행을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됨에 따라 이 같은 양상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카드사 관계자들은 최근 여신금융협회에 모여 항공사 가지급 미수금 현황을 공유하고 대책을 논의했다.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항공사마저 취소대금 지불을 미뤄달라고 요청하자 공동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나선 것이다.

통상 카드사는 고객이 항공권을 결제하면 2영업일 내에 항공사에 대금을 미리 주고, 다음 달 고객에게 카드 결제액을 청구한다.

만약 항공권 결제가 취소되면, 카드사는 결제액을 먼저 고객에게 돌려준 뒤 항공사로부터 취소된 결제액을 돌려받는다. 항공사는 이 과정에서 해당 취소분을 즉시 카드사에 반납하거나, 카드사가 향후 가지급하는 결제 대금에서 취소된 항공권 결제 금액을 빼고 차액만 지급받는 방식으로 항공권 취소액을 지불한다.

문제는 한국인에 대한 입국 제한 강화로 항공권 취소가 단기간에 쏟아지면서 자금 회수가 어려워진 데다 신규 항공권 매출도 줄어 가지급금의 상계 처리가 안 되고 있다는 것이다.

항공노선의 80%정도가 운항을 멈춰 항공기 리스비와 주기료 등 공항시설사용료를 낼 돈조차 없는 마당에 항공사는 미지급금 빚더미까지 안게 된 상황이다.  지난 1월 이후로 일부 항공사가 카드사에 지불해야 할 미지급금은 500억원대에 이르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미지급금은 더욱 불어날 수밖에 없다.

실제 카드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가지급 미수금이 증가할 우려가 있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항공권 취소가 얼마나 더 늘어날지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계속해서 불어나는 미수금에도 카드사 입장에선 항공사에 함부로 미수금 상환을 요구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자금 회수를 강행할 경우 대규모 채권계약을 체결하는 대형 고객인 항공사와의 비즈니스 관계가 틀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대형 항공사와 하루 이틀 볼 사이도 아닌데 누가 돈 달라고 하겠냐"면서 "현재로서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항공사들은 항공노선 자체가 중단되는 등 불가피한 사유에 한해서 항공권 취소 시 위약금 없이 전액 환불처리를 해주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월 23일부터 2월 4일까지 항공권 환불액은 3000억원에 달한다. 이 중 대한항공이 1275억원, 아시아나항공이 571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베트남과 일본의 입국금지 조치로 항공권 환불액은 더욱 늘었다. 항공사 관계자는 "2월 중순 이후 항공권 환불액이 그 이전 환불액보다 최소 2배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주)서울이코미디어
  • 등록번호 : 서울 아 03055
  • 등록일자 : 2014-03-21
  • 제호 : 서울이코노미뉴스
  • 부회장 : 김명서
  • 대표·편집국장 : 박선화
  • 발행인·편집인 : 박미연
  •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1107호(여의도동, 삼도빌딩)
  • 발행일자 : 2014-04-16
  • 대표전화 : 02-3775-4176
  • 팩스 : 02-3775-41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미연
  • 서울이코노미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서울이코노미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eouleconews@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