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주주는 '왕', 계약자는 '봉'…신창재 회장 배당금 518억원
교보생명 주주는 '왕', 계약자는 '봉'…신창재 회장 배당금 518억원
  • 김보름 기자
  • 승인 2020.03.16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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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배당액, 사상 최고 1537억원…“계약자 이익으로 주주들 배불려”
금소연 분석…“계약자 배당은 ‘쥐꼬리’...건당 2780원 수준 불과”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올해 초 충남 천안시 소재 연수원에서 열린 ‘2020년 경영전략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사진=교보생명

[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교보생명이 주주에게 당기순이익의 30%에 육박하는 사상 최고 금액인 1537억원을 주주에게 현금 배당을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교보생명 창립 이후 사상 최대 규모 배당금액이며, 전년(1025억원) 대비 무려 50%(512억원) 증가한 금액이다.

금융소비자연맹(금소연)은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교보생명이 FI(재무적 투자자)와 분쟁으로 경영권이 흔들리고 있고,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대응하기 위해 당기순이익 전액을 내부유보금으로 적립해도 부족한 마당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금소연은 특히 창립 이후 사상 최대 규모의 배당금액을 결정하는 데 있어 이익을 형성한 주체인 계약자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익이 남으면 계약자에게 돌려주지는 못할망정 해당 이익을 그것도 높은 배당율로 주주에게만 배당하는 것은 계약자를 '봉'으로 알고 주주를 '왕'으로 모시는 것에 불과하다는 게 금소연의 주장이다.

교보생명의 이러한 결정을 두고 "풋옵션을 행사한 FI들의 고배당 요구를 들어주기 위해서"라고 보도하는 일부 언론들도 있었으나, 금소연은 "IFRS17 도입으로 대략 2조~3조원의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고 알려진 상태에서 당기순이익을 전액 사내유보를 시키지는 못할망정 사상 최고 금액을 주주에게 배당하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고 반박했다.  

교보생명 주주배당 성향
교보생명 주주배당 성향/ 금융소비자연맹

"고액배당 정책으로 계약자 몫을 주주가 빼앗아가는 것과 마찬가지"

실제 교보생명의 배당성향(당기순이익에서 주주배당이 점유하는 비율)은 당기순이익 증가율은 매년 6%대에 머무는 가운데 2013년 14.5%에서 2014년 15.9%로 매년 20% 이상씩 증가했다. 이후 2018년에는 21.1%로 20%대를 넘어섰고 2019년엔 29.5%로 1년 만에 30%대에 육박하는 고배당율을 기록했다.

반면, 계약자에게는 당기순이익의 5% 이내인 연평균 250억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이를 교보생명의 전체 보유계약 건수인 약 900만 건으로 나누면 건당 2780원 수준에 불과하다.

금소연은 "이는 주주 적정배당원칙을 넘어 고액배당 정책으로 계약자 몫을 주주가 빼앗아가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금소연은 "이익의 90%를 계약자에게 돌려주는 유배당 상품의 판매를 거의 중단하고, 이익이 발생하면 전액 주주가 가져가는 무배당 상품만을 판매해 이익 전액을 주주 몫으로 챙겨가고 있다"면서 "생보사 이익의 주주배당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며 계약자가 형성한 이익을 주주가 모두 가져가는 '불공정, 불합리한' 형국이 될 것"이라며 주장했다.

한편 교보생명은 민원발생 건수가 연간 3662건으로 생명보험업계에서 3위로 많고, 이 민원의 55.2%(2022건)는 보험금지급 관련 민원으로 이 비중이 업계에서 최고로 높다.

그런데도 교보생명은 보험금 지급을 까다롭게 하고, 발생한 이익을 계약자에게 돌려주지 않고 주주들에게만 모든 이익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교보생명 주주 배당금 추이/ 금융소비자연맹

“계약자에게는 불완전 상품 팔고, 보험금 지급 까다롭게 하면서...”

이에 앞서 교보생명은 지난 10일 이사회를 열어 타사 배당성향 및 상장법인 평균배당성향, 주주배당 니드부합, 재무건정성 안정적 확보 등을 고려해 보통주(1주당 1000원) 1주당 액면가의 1.5배인 1500원씩 총 1537.5억원을 2019년 당기순이익 5211.8억원 중 29.5%를 현금으로 주주에게 배당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3462만주(33.78%)의 주식을 갖고 있는 최대주주인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주당 1500원씩 518억원(전체이익 10% 수준)을 현금으로 배당받는다. 

교보생명의 2019년 주주배당금은 교보생명 창립 이후 사상 최대규모의 배당금액이다. 당기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9.5%로 역대로 가장 크다. 이는 전체 코스피 예상배당성향 26.6%(에프앤가이드 예상)보다도 훨씬 높다.

금소연 배홍 보험국장은 "계약자자산의 선량한 관리자인 생명보험사가 계약자에게는 불완전 상품을 팔고, 보험금 지급은 막상 까다롭게 하면서 계약자로부터 남긴 이익의 30%를 주주에게 배당하고 있다"면서 "이는 주주를 '왕', 계약자를 '봉'으로 여기는 처사로 마땅히 개선해야 할 잘못된 배당정책"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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