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내몰리는 쿠팡맨 더는 없어야"...노조, 근무환경 개선 촉구
"죽음 내몰리는 쿠팡맨 더는 없어야"...노조, 근무환경 개선 촉구
  • 신현아 기자
  • 승인 2020.03.18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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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노조 기자회견..."휴식과 안전 없다...무한경쟁 멈춰야"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사무실에서 최준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이 쿠팡 배송 현장의 노동 환경 개선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사무실에서 최준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이 쿠팡 배송 현장의 노동 환경 개선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이코노미뉴스 신현아 기자] 코로나 19 여파로 택배 물량이 급증한 가운데 40대 쿠팡 택배기사가 사망한 사건을 두고 쿠팡 노조가 회사측에 근무 환경과 처우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공항항만운송본부 쿠팡 지부는 19일 서울 영등포구 공공운수노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 19로 늘어난 물량과 배송을 데이터로만 표현하는 그곳에는 사람이 없다"면서 "더 이상은 누군가의 편리함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자본의 탐욕 앞에 무한질주와 비인간적 노동에 내몰리는 쿠팡맨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19가 드러낸 쿠팡의 무한경쟁은 이제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쿠팡 지부에 따르면 이달 쿠팡 배송 물량은 무더위로 인해 배송량이 많았던 지난해 8월 대비 22%나 증가했다.

쿠팡맨 1인당 평균 배송 물량도 2015년 56.6개에서 2017년 210.4개로 2년 만에 3.7배나 증가했다.

문제는 배송 산업이 확대될수록 쿠팡맨들의 근무 환경은 그와 반대로 곤두박칠 치고 있다는 것이다. 날이 갈수록 제대로 된 휴식시간은커녕 밥 먹을 시간조차 갖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 쿠팡 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3월을 기준으로 1주일간의 휴게 시간을 조사한 결과, 휴게 시간을 못 가진 쿠팡맨은 22명(캠프 내 한 조당 일반적으로 배정된 인원) 중 15명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휴게 시간을 가진 7명의 평균 휴게 시간도 한시간이 채 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새벽배송의 쉴 틈 없는 철야노동은 고객의 만족이라는 이름으로 합리됐다는 게 지부측 주장이다.  

지부는 "더 나은 로직, 인공지능의 효율적인 데이터 관리, 4차 산업혁명이라고 부르는 이 세련된 풍경에서 노동자들의 안전을 찾아보기 어렵다"면서 "배송 산업이 날로 확대되고 있지만 정작 산업의 주역인 배송 노동자의 처우는 후퇴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쿠팡에는 고객을 위한 새벽배송 서비스는 있어도 배송하는 쿠팡맨을 위한 휴식과 안전은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비정규직 쿠팡맨인 조찬호 지부 조직부장은 "초창기에 쿠팡은 직배송이라는 파격적인 승부수를 던졌고, 당시에는 높은 수준의 급여를 줘 국민과 사회로부터 찬사를 받았지만, 그 찬사가 지속되는 동안 쿠팡맨들은 많은 변화가 있었다"면서 "쿠팡맨들은 일방적으로 내몰리며 희생만 강요당하고 있고, 법으로 보장된 휴식시간도 사용하지 못하고 있고 밥 한 끼도 제대로 못 먹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날 지부는 쿠팡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및 정규직 고용 원칙 ▲새벽배송 중단과 노동자 휴식권 보장 ▲가구 수와 물량뿐 아니라 배송지 환경 등을 고려한 친 노동적인 배송환경 마련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교섭의 성실한 이행 등을 요구했다.

앞서 지난 12일 새벽, 쿠팡 소속 40대 비정규직 배송 노동자 김모(46)씨는 경기 안산의 한 빌라 건물 4층과 5층 사이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 당시 입사 4주차였던 김씨는 현장 업무에 투입돼 업무를 수행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쿠팡 측은 "김모씨가 입사 이후 트레이닝을 받는 중이어서 일반 쿠팡맨의 50% 정도 물량을 소화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쿠팡은 코로나 19 이후 늘어난 물량을 쿠팡플렉스(일반인이 배송을 신청해 자신의 차량으로 배달하는 아르바이트)를 3배가량 증원해 해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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