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와 재정지출...한국도 돈을 더 풀어라
코로나와 재정지출...한국도 돈을 더 풀어라
  • 오풍연
  • 승인 2020.04.06 09:39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루 하루 버티어 내기 힘들 정도...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자영업자는 말할 것도 없어

[오풍연 칼럼] “대출 10억을 신청했습니다”. 중소기업을 하는 지인에게 “잘 버틸 수 있느냐”고 물은 데 대한 답이다. “지금 직원들을 자를 수는 없잖아요. 어떻게든 버티어 내야죠”. 자동차부품 사업을 하는데 미국 수출 등이 거의 막혔다고 했다. 이처럼 모든 산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하루 하루 버티어 내기 힘들 정도다. 1/4분기는 그럭저럭 버티어 냈어도, 당장 4~6월 2/4분기가 고비다. 대기업들마저 휘청거리는 데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는 말할 것도 없다.

이 같은 현상은 전세계적이다. 지구촌 곳곳에서 신음소리가 들린다. 눈에 번쩍 뛰는 기사를 하나 보았다. 올 3월 우리나라 여객수는 작년 같은 기간의 8% 수준에 머물렀다. 무려 92%가 줄었다는 얘기다. 엄살이 아니다. 아들이 공항 커피숍에서 일하는데 매출이 90% 줄었다고 했다. 아들 녀석 왈 “아빠, 사람이 있어야 장사를 할 것 아니에요”. 이처럼 몇 개월 지속된다면 얼마나 버틸 수 있겠는가.

미국 등 선진국도 코로나에 대응하기 위해 재정지출을 늘리고 있다. 돈을 풀어 산업 등을 살리겠다는 얘기다. 기업이 쓰러지고 난 다음 지원하면 소용 없다. 쓰러지기 전에 지원해야 후유증을 최소화 할 수 있다. 쓰러진 기업을 다시 일으키려면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고 한다. 그래서 각국이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선 것. 우리나라도 그래야 하지만, 선진국에 비하면 턱 없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국회입법조사처가 5일 의미 있는 자료를 내놓았다. 정부도 눈여겨 보았으면 한다.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코로나19 관련 국내외 경기부양책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발병 이후 우리 정부는 추경예산 11조7000억원과 기존 예산(가족돌봄휴가 긴급지원 2조8000억원, 예비비 사용 3000억원) 등 14조8000억원을 코로나 대응을 위해 집행할 계획이다. 최근 발표한 긴급 재난지원금 9조1000억원을 감안하더라도 GDP(작년 명목 국내총생산 1913조9640억원)의 1%를 조금 넘는다.

우리보다 훨씬 잘 사는 나라들을 보자. 그들은 더 많은 돈을 쏟아붓고 있다. 시사점을 던져준다 하겠다. 미국(GDP 대비 6.3%), 영국(1.8%), 프랑스(1.8%), 독일(4.4%)은 한국에 비해 월등히 많은 재정을 코로나 위기대응을 위해 집행할 예정이다. 특히 이들 국가들은 상황에 따라 추가적인 재정의 투입도 고려하고 있다. 기업의 줄도산 등을 막기 위해서다. 당장 돈을 풀어 기업을 살리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미국은 3차례에 걸쳐 코로나 대책법을 통과시켜 총 2조1083억달러(약 2570조원)의 경기부양책을 마련했다. 여기에는 성인 1인당 1200달러(약 150만원)의 현금 지원, 기존 실업수당의 인상과 기간 연장, 긴급실업수당의 도입 등 직접적 소득보조 방안이 담겨있다. 미국은 실업급여 확대 및 긴급실업수당 지급,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 임금보조 등을 계획하고 있다. 미국은 세계서 가장 잘 사는 나라다. 우리도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주)서울이코미디어
  • 등록번호 : 서울 아 03055
  • 등록일자 : 2014-03-21
  • 제호 : 서울이코노미뉴스
  • 부회장 : 김명서
  • 대표·편집국장 : 박선화
  • 발행인·편집인 : 박미연
  •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1107호(여의도동, 삼도빌딩)
  • 발행일자 : 2014-04-16
  • 대표전화 : 02-3775-4176
  • 팩스 : 02-3775-41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미연
  • 서울이코노미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서울이코노미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eouleconews@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