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원유 ETN'에 사상 첫 '최고 등급' 소비자경보 발령
금감원, '원유 ETN'에 사상 첫 '최고 등급' 소비자경보 발령
  • 신현아 기자
  • 승인 2020.04.09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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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반등 기대에 ETN 투자 급증...투자 위험지표인 괴리율 이례적 폭등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서울이코노미뉴스 신현아 기자] 금융감독원이 9일 유가가 오르면 수익을 내는 금융상품인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상장지수증권)'에 대해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

지표가치와 시장가격간 괴리율이 이례적으로 폭등했음에도, 투자자들이 대거 몰리고 있어 피해가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괴리율은 시장가격과 지표가치의 차이를 비율로 표시한 투자위험 지표로, 괴리율이 양수이면 시장가격이 과대평가 됐다는 의미다.

향후 유가 상승을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유가연계 상품에 몰리고 있지만, 그 만큼 위험 부담이 크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이번 경보는 금감원이 2012년 6월 소비자경보 제도를 도입한 이후 최고 등급인 '위험' 경보를  발령하는 첫 사례다. 등급은 사안의 심각성 등을 고려해 주의, 경고, 위험 3단계로 운영된다.

금감원은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의 지표 가치와 시장가격 간 괴리율이 이례적으로 폭등했는데도 유가 반등을 기대하는 투자자가 대거 몰려 피해가 예상됨에 따라 소비자경보를 발령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거래소 및 발행사가 큰 괴리율에 따른 손실 위험을 알리고 있음에도 거래량과 괴리율이 폭증하는 등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투자하면 큰 손실을 볼 수 있어 긴급히 최고 등급의 소비자경보를 발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코로나 19 사태와 사우디아라비아·러시아 간 원유 분쟁으로 국제 유가가 급락하자 향후 유가 상승을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차입 규모가 큰 레버리지 유가 연계 상품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WTI는 작년 12월 배럴당 61.1달러였으나 올해 1월 51.6달러, 2월 44.8달러로 떨어졌고 3월에는 20.5달러로 급락했다.

금융감독원
주요 레버리지 ETN 괴리율/ 금융감독원 제공

문제는 원유 ETN 투자 급증이 괴리율이 급등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가격이 지표가치에 비해 큰 폭으로 과대평가되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이는 유동성공급자(LP)의 유동성공급 기능이 원활하게 작동하지 못해 발생했다. 급증하는 ETN 매수 물량을 유동성공급자가 따라오지 못했다는 의미다.

통상 LP는 괴리율이 6%를 초과하지 않도록 매도호가나 매수호가를 제출하고 있는데 투자자들의 ETN 매수 급증으로 보유 물량이 모두 소진돼 유동성 공급 기능을 할 수 없게 됐다.

이 때문에 주요 레버리지 ETN 상품 괴리율이 35.6~95.4%로 비정상적 수준을 보였다.

금감원은 "괴리율이 크게 확대된 상황에서 레버리지 ETN에 투자하면 기초자산인 원유 가격이 상승해도 기대수익을 실현할 수 없고 오히려 시장가격이 지표가치에 수렴해 정상화되는 경우 큰 투자 손실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ETN 상환 시 시장가격이 아닌 지표가치를 기준으로 상환되므로 지표가치보다 높게 매수한 투자자는 상환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향후 "관계기관, ETN 발행사 등과 협의하여 조속한 시일 내에 ETN 시장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금융상품 관련 이상 징푸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여 금융소비자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신속히 소비자 경보를 발령하여 금융소비자가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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