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에 과징금 776억…수입차 4만여대 배출가스 불법 조작
벤츠에 과징금 776억…수입차 4만여대 배출가스 불법 조작
  • 김준희 기자
  • 승인 2020.05.06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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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조사 결과 발표… 벤츠, 닛산, 포르쉐 경유차 14종 조작 확인
“요소수 탱크 작게 만들다보니, 요소수 소모 줄이려 장치 조작”
배출가스 장치가 불법으로 조작된 수입 경유차들./환경부 제공

[서울이코노미뉴스 김준희 기자] 벤츠, 닛산, 포르쉐 등 수입 경유차 14종 4만여대에서 배출가스 관련 장치가 불법 조작된 사실이 확인됐다.

환경부는 벤츠 12종 3만7154대, 닛산 1종 2293대, 포르쉐 1종 934대 등 경유차 14종 4만381대가 배출가스 불법 조작으로 질소산화물이 과다 배출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6일 밝혔다. 

환경부는 이에 따라 이들 차량에 대한 인증을 취소하고 업체에 결함 시정 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하는 한편 이들 업체를 형사고발할 방침이다. 

이들 업체에 부과될 과징금은 벤츠 776억원, 닛산 9억원, 포르쉐 1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벤츠에 대한 과징금은 환경부가 경유차 배출조작으로 부과한 역대 과징금 중 가장 많다.

대상 차량은 벤츠의 경우 C200d(배출가스 인증번호에 따라 2종으로 계산), GLC220 d 4Matic, GLC250 d 4Matic, ML250 BlueTEC 4Matic, GLE250 d 4Matic, ML350 BlueTEC 4Matic, GLE350 d 4Matic, GLS350 d 4Matic, GLE350d 4Matic Coupe, S350 BlueTEC L, S350 BlueTEC 4Matic L 등 12종이다. 닛산은 캐시카이 1종, 포르쉐는 마칸S 디젤 1종이다.

2012년부터 2018년까지 판매된 이들 경유 차량은 인증 시험 때와 다르게 실제 주행할 때 질소산화물 환원 촉매(SCR)의 요소수 사용량이 줄어들고 배출가스 재순환장치(EGR) 작동이 중단되도록 하는 불법 조작 프로그램이 설정돼 있었다.

SCR은 배기관에 요소수를 공급해 질소산화물을 물과 질소로 환원해주는 장치로, 요소수 사용량이 줄어들수록 미세먼지 원인 물질인 질소산화물이 많이 배출된다.

배출가스 일부를 연소실로 재유입시켜 연소 온도를 낮추는 EGR 역시 작동이 중단되면 질소산화물이 과다하게 배출된다.

생산업체가 이들 차량들이 요소수 분사를 줄인 것은 요소수 탱크를 작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차량의 무게를 줄여 연비를 높이고, 차량 내 공간 확보 등 설계상 편의를 위해 그렇게 했다는 것이다.

작아진 탱크 때문에 요소수를 적게 소모하도록 불법 조작한 것인데, 그 때문에  일반 운전조건에서 질소산화물 배출은 10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게 환경부의 설명이다.

국내에서 배출가스 불법 조작이 적발된 것은 2015년 11월 아우디폭스바겐의 경유차 15종을 시작으로 이번까지 7번째다. 벤츠의 배출가스 불법 조작이 국내에서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환경부는 2018년 6월 독일 교통부의 불법 조작 문제 제기 직후 국내에 판매된 해당 차종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고, 다른 차종까지 확대해 지난달까지 조사를 진행했다.

환경부 조사 결과 벤츠 경유차 12종은 차량 주행 시작 후 운행 기간이 증가하면 SCR 요소수 사용량을 감소시키거나 EGR 가동률을 낮추는 방식으로 조작됐다.

실제 도로를 주행할 경우 배출되는 질소산화물은 실내 인증 기준(0.08g/㎞)의 최대 13배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닛산 캐시카이는 2016년 5월, 포르쉐 마칸S는 2018년 4월 각각 불법 조작이 적발된 바 있다.

이번 조사 결과 닛산 캐시카이는 실내 인증기준의 최대 10배 이상, 포르쉐 마칸S는 인증기준의 최대 1.5배 이상의 질소산화물을 배출했다.

수입사들은 45일 이내에 환경부에 결함시정 계획서를 제출해 승인받아야 한다. 해당 차량 소유자는 이후 리콜 조치를 받을 수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경유차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배출가스 불법 조작에 대해 철저하게 점검하고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벤츠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문제가 제기된 기능은 수백가지 기능들이 상호작용하는 당사의 통합 배출가스 제어 시스템의 일부 부분"이라며 "정당한 기술적·법적 근거가 있어 사용한 것"이라고 환경부 발표에 반박했다.

이어 "환경부가 발표한 내용은 2018년 5월 모두 생산 중단된 유로6 배출가스 기준 차량만 해당하는 사안이라 현재 판매 중인 신차에 영향이 없다"면서 "추후 환경부에 불복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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