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태일 기자] 추락하던 대한항공이 화물수요 회복 덕에 신용등급은 지켜냈다.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는 대한항공을 신용등급 하향 검토 감시대상(왓치리스트)에서 해제하고 장기 신용등급을 ‘BBB+’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4일 밝혔다.
다만 등급전망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에서의 불확실성을 반영한 결과다.
앞서 지난 3월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코로나19 사태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대한항공의 실적 악화와 유동성 관리 부담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의 자기 신용등급은 BBB+로 평가했다. 곧 등급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봐 ‘등급감시대상’에도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분위기가 전환됐다. 최근 2분기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신용등급 하향 압박이 줄어든 것이다. 지난 4월 이후 화물수요 반등에 따른 영업실적 개선과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 확충 전망 등이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나신평은 분석했다.
나신평은 “하반기 이후 유상증가 및 자산매각 등 자구안의 실행을 통해 저하된 재무 안전성의 개선이 예상되고, 정부의 전폭적 지원책을 통한 유동성 위험이 상당부분 완화된 점 등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코로나19가 여전히 활개 치는 상황에서 국제유가 상승세, 한진인터내셔널의 7300억원 규모의 차입금 관련 우발채무부담 등을 감안해 등급전망은 부정적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이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신용등급은 지켜냈지만, 여전히 재무 상태는 불안하다. 지난 3월말 기준 대한항공의 총차입금은 18조765억원이다. 부채비율은 1222.6%에 달한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만 4조원가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