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갑질' 약관 탄로..."잘못으로 손해 생겨도 책임 안 져"
배민, '갑질' 약관 탄로..."잘못으로 손해 생겨도 책임 안 져"
  • 신현아 기자
  • 승인 2020.06.09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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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4개 유형 불공정약관 시정 명령...배달앱 2.3위 요기요, 배달통 약관도 점검 예정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 로고

[서울이코노미뉴스 신현아 기자] 국내 최대 배달앱 서비스 ‘배달의민족’이 소비자에게 불리한 불공정약관을 운용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9일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소비자와 체결한 ‘배달의민족 서비스 이용약관’을 심사해 4개 유형의 불공정 약관 조항을 시정한다고 밝혔다. 배민은 이를 받아들여 해당 약관을 자진시정하고 수정약관을 이달 내 홈페이지에 게시할 예정이다.

이번 조치는 배달앱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배민이 개별적인 통지 없이 서비스를 중단했다며 관련 약관조항에 대한 심사를 청구하면서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공정위는 일방적인 계약해지 등 다른 불공정조항에 대해서도 직권으로 심사했다.

공정위가 심사를 통해 불공정하다고 판단한 4개 유형은 ▲사업자의 법률상 책임을 부당하게 면제한 조항 ▲사업자의 일방적인 계약해지 조항 ▲소비자에게 개별통지없이 서비스를 중단하는 조항 ▲사업자 통지방식이 소비자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그동안 배민은 자사 플랫폼에 입점한 가맹점이 판매하고 있는 음식의 품질, 소비자나 음식점이 앱에 게시한 정보의 신뢰도·정확성 등에 대해서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았다. 자신들의 고의·중과실이 없는 한 손해배상책임도 부담하지 않았다. 

가맹점과 소비자를 단순히 연결해주는 플랫폼 사업자 지위를 내세워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품질 불만 등 실질적인 문제에는 손을 떼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공정위는 배민이 단순 플랫폼 사업자라고 하더라도 거래과정에서 귀책사유가 있다면 법률상 책임이 면제될 수 없다는 판단했다. 

그러면서 배민이 관련 법령에서 부과하고 있는 사업자의 관리의무를 다했는지와 상관없이 거래과정에서 손해가 발생한 경우 민법상 과실책임의 원칙에 따른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배민은 공정위의 시정 요구를 받아들여 음식점이나 소비자의 귀책사유로 인해 손해가 발생해도 배민에 고의·과실이 있다면 이를 책임진다는 내용으로 해당 조항을 바꿨다.

이외에도 공정위는 배민이 계약을 해지할 때는 사전 통지 절차를 밟도록 했다. 그동안 배민은 소비자와의 계약을 해지할 때 소비자에게 사전에 알리는 절차를 두지 않고, 일방적으로 계약해지를 통지하면 효력이 발생하는 불공정 약관을 두고 있었다.

또 서비스를 변경하거나 중단할 때는 웹사이트나 앱 내 공지사항 화면을 통해 알리면 변경 또는 중단할 수 있도록 규정한 약관도 바꿨다. 이용자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변경·중단일 때는 개별통지 하도록 한 것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배달앱 플랫폼 1위 사업자의 약관 시정으로 업계의 불공정 계약 관행을 개선하고 소비자 피해가 예방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배달의 민족은 시정한 약관을 6월중 홈페이지에 게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를 시작으로 배달 앱 2·3위인 요기요와 배달통의 소비자 이용약관도 추가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들 3개 배달앱 업체가 음식점과 체결하는 약관에도 불공정한 조항이 있는지 살펴보고 문제가 있다면 시정토록 할 방침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배달앱 시장이 크게 성장하면서 소비자·자영업자 등 국민생활에 영향을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만큼 공정한 시장 생태계 조성을 위해 배달앱 업계의 약관을 추가적으로 점검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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