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장원기 전 삼성전자 사장이 중국 반도체 기업에 스카우트 됐다. 39년을 삼성맨으로 살아온 사람이다. 직업 선택의 자유는 누구에게나 있지만 그의 중국행은 썩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중국이 왜 그를 데려가겠는가. 반도체 산업에 쓸모가 있다고 판단했을 터. 삼성과는 경쟁관계에 있다. 가벼운 처신임을 지적하고 싶다.
내가 어제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첫 뉴스를 접하고 조금 황당했다. 다른 기업도 아니고 삼성전자 출신이다. 삼성에 서운한 게 있었을까. 솔직히 이해하기 어렵다. 삼성은 퇴직 임원에 대해서도 상당한 대우를 해준다. 무슨 이유로 갔는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삼성보다 더 나은 대우를 보장했을 것 같기도 하다. 그렇다면 더 나쁘다.
페친들도 그의 중국행을 질타했다. 선의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댓글들을 소개한다. “매국노네요. 나아가서 삼성의 인력관리에 있어서 허와 실을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만큼 대접받고도 뭔 욕심~인간말종” “돈귀신 누가 몰라유? 참 서민은 웁니다. 돈이 나라보다 소중할까요” “아무리 하고싶어도 하지말아야 할 것이 있고 아무리 하기싫어도 해야 할 것이 있는데.”
장 전 사장도 이런 반응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을 터. 어느 누가 곱게 보겠는가. 중국은 반도체 분야서 한국을 따라오기 위해 무척 애를 쓰고 있다. 장원기 한 사람 데려간다고, 금세 따라올 리는 없겠지만 우려의 목소리가 이처럼 나오는 만큼 신중한 처신을 했어야 했다. 중국행을 재고할 수 있다면 재고하기 바란다. 그게 국민들의 바람이다.
업계에 따르면 장 전 사장은 디스플레이 구동칩을 생산하는 시스템반도체 업체인 중국 에스윈의 부총리경리(부회장격)를 맡았다.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제조업체 BOE 창업주인 왕둥성 에스윈 총경리(회장)가 지난 2월 회사를 설립하면서 장 전 사장을 영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 전 사장은 1981년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로 입사해 LCD사업부 전무, 사장 등을 지냈다. 2011년 말부터 삼성전자 중국본사 사장, 중국전략협력실장 등을 지낸 뒤 2017년 퇴임했다.
네티즌들도 격한 반응을 쏟아냈다. “이사람 진짜 매국노 인가 ~삼성에서 키우고, 성장했으면 고국에 있어야지~ 중국이 반도체 한국 잡으려고 수단 방법 안 가리는데~ 조국을 배반하면 안 되지요~ 당장 사퇴하세요. 참 조국애도 없나봐 아니면 중국으로 이민 가든가” “돈 몇 푼에 중국기업에 가는 사람을 삼성은 어찌 사장까지 시켰을까? 이렇게 기술 유출시키는 게 다 매국이라는 걸 모른다?”
업계에서는 장 전 사장을 영입한 에스윈이 OLED 시장 장악에 나선 중국 업계와 협력해 본격적인 OLED 굴기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18년 째 디스플레이 구동칩셋 시장 1위를 차지하는 등 앞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업계는 앞으로 한국의 핵심인재 영입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우리도 집안 단속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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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