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삐라 살포, 서로가 당장 멈춰야 한다.
남북 삐라 살포, 서로가 당장 멈춰야 한다.
  • 오풍연
  • 승인 2020.06.21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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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은 작은 게 도화선이 될 수도...서로 얻을 게 하나도 없어

[오풍연 칼럼] 삐라 전쟁이라도 날 것 같다. 21세기에 남북이 삐라를 갖고 논쟁을 벌인다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다. 물론 우리가 먼저 북쪽으로 보냈기에 궁색하기는 하다. 북한은 “너희들도 당해보아야 안다”며 보복을 다짐한다. 악순환의 연속이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남쪽 단체들도 북에 삐라를 계속 보내겠다고 한다. 우리 정부가 단속하겠다고 하지만, 일일이 막기도 어려운 게 사실이다.

삐라는 남북 모두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서로 감정만 자극할 뿐이다. 삐라에 들어 있는 사진이나 문구가 그렇다. 굉장히 유치하다. 남쪽은 김정은 위원장을, 북쪽은 문재인 대통령을 희화화 시키고 있다. 특히 북한은 김정은을 존엄으로 불러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근 남북 갈등도 이 같은 전단의 대북 살포와 무관치 않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0일 오전 '격앙된 대적의지의 분출 대규모적인 대남삐라 살포 투쟁을 위한 준비 본격적으로 추진'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우리 인민의 보복 성전은 죄악의 무리를 단죄하는 대남 삐라살포 투쟁으로 넘어갔다"면서 "출판기관들에서는 북남합의에 담은 온 겨레의 희망과 기대를 2년 세월 요사스러운 말치레로 우롱해온 남조선 당국자들에게 무차별적으로 들씌울 대적 삐라들을 찍어내고 있다"고 밝혔다.

통신은 "북남관계를 결딴내고 친미사대로 민심의 버림을 받은 남조선 당국의 죄행을 조목조목 적나라하게 성토하는 논고장, 고발장들이 산같이 쌓이고 있다"면서 "각급 대학의 청년 학생들은 북남 접경지대 개방과 진출이 승인되면 대규모의 삐라살포 투쟁을 전개할 만단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죄는 지은 데로 가기 마련이다. 여직껏(여태껏) 해놓은 짓이 있으니 응당 되돌려받아야 하며 한번 당해보아야 얼마나 기분이 더러운지 제대로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남조선 당국자들은 참으로 곤혹스러운 시간을 겪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측은 이날 컵을 들고 무엇인가를 마시는 문재인 대통령 얼굴 위에 '다 잡수셨네…북남합의서까지'라는 문구를 합성한 전단 더미 위에 담배꽁초 쓰레기를 마구 던져넣은 사진을 공개해 문 대통령을 비방하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드러냈다. 앞서 북한은 지난 17일 인민군 총참모부 입장문을 통해 남측을 향한 대적(對敵) 군사행동 계획을 공개하면서 '인민들의 대규모 대적삐라 살포 투쟁'을 예고한 바 있다.

삐라 살포는 우리도, 북한도 당장 멈춰야 한다. 서로 득될 게 하나도 없다. 박지원 단국대 석좌교수는 "일부 몰지각한 일들이 우리 민족 전체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한다"면서 "백해무익한 삐라(전단) 놀음을 남북 공히 중단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대남 삐라 살포를 준비하며 그 내용 등을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로,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도 했다.

남북 갈등은 작은 게 도화선이 될 수도 있다. 삐라 살포 문제 역시 간단히 넘길 사안은 아니다. 남쪽 단체에 대한 우리 정부의 강력한 대응을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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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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