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신현아 기자] 검찰이 대규모 펀드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킨 옵티머스자산운용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25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는 전날 밤부터 이날 오전까지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옵티머스자산운용 본사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압수수색 대상은 본사 뿐 아니라 같은 건물에 있는 H법무법인과 옵티머스의 자금이 흘러간 것으로 추정되는 회사 등 총 14곳이다. H법무법인 대표 윤모씨는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이사로 등재돼 있다. 

검찰은 이에 앞서 지난 24일 이 회사 대표 김재현 씨와 펀드 운용 이사 송모씨, 이사 윤모씨 등 회사 핵심 관계자들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검찰 수사는 NH투자증권 등 펀드 판매사들로부터 지난 22일 옵티머스자산운용을 사기 혐의로 고발한 데 따른 것이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은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며 투자자들로부터 수천억원을 끌어모은 뒤 서류를 위조해 실제로는 대부업체, 부동산 중개업체 등에 에 투자한 의혹을 받는다.

현재까지 환매 중단 규모는 900억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날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26일이 만기인 옵티머스크리에이터 27·28호 펀드에 대해 환매중단 통보를 받았다. 총 225억원 규모다.

이에 앞서 지난 18일 옵티머스자산운용은 옵티머스크리에이터 25·26호 펀드의 만기를 하루 앞둔 지난 17일 판매사인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에 ‘만기 연장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환매가 중단된 규모는 총 384억원에 이른다.   

또 지난 23일에는 24일 만기인 15·16호 옵티머스 펀드의 만기 연장 확정 공문을 보냈다. 해당 펀드 규모는 297억원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까지 환매 중단된 펀드의 규모는 총 900억원에 달한다. 이중 NH투자증권이 판매한 것은 739억원, 한국투자증권이 판매한 것은 167억원이다. 

이와 별개로 옵티머스운용이 케이프투자증권, 대신증권, 한화투자증권 등 판매사 3곳에 총 270억원 규모의 개방형 사모펀드들까지 환매 자제를 요청한 것을 고려하면 옵티머스 사모펀드의 환매 중단 금액은 이미 1000억원을 넘어섰다.

금융투자업계는 앞으로도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환매중단 통보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옵티머스 펀드는 출시 후 1조원 넘게 판매됐다. 이중 현재 만기가 남은 잔액은 5565억원(4월 말 기준)에 달한다. NH투자증권이 4778억원으로 가장 많이 팔았고, 한국투자증권(577억원)·케이프투자증권(146억원) 순이다. 3사 비율이 전체 판매의 99%에 달한다. 

만약 이 금액이 모두 환매 중단될 경우, ‘라임 사태’(1조7000억원)에 이은 역대 두 번째 규모의 환매 중단 사태가 일어난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펀드에 돈을 넣은 개인 투자자는 800명이 넘는다.

한편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옵티머스자산운용이 정치권에 연루돼 있다는 의혹도 나왔다. 

옵티머스운용 자문단에 전 경제부총리, 전 검찰총장 등 유력인사들이 포함돼 있었다는 사실이 이러한 의혹의 근거다.

옵티머스운용의 전신은 이혁진 대표가 설립했던 에스크베리타스자산운용이다.

이 대표는 2012년 민주통합당 공천을 받아 총선에 출마한 적이 있고 18대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캠프에서 정책특보를 지냈다. 하지만 2017년 6월 이 대표의 횡령 혐의가 논란이 되면서 김재현 대표이사로 교체됐고 사명도 바뀌었다.

설립된 지 10년도 안된 사모운용사가 유력인사들을 자문단에 포함시킬 수 있었던 것은 이 전 대표의 정치 경력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