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채용농단' 과기일자리진흥원장 해임 요구
감사원, '채용농단' 과기일자리진흥원장 해임 요구
  • 김태일 기자
  • 승인 2020.07.01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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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 합격시키려고 3차례 인사 개입, 위법·부당행위 14건 저질러
면접 점수 조작 지시→수습 ‘부적합’ 판정 압박→ 비위 전력 은폐 종용
배정회 과학기술일자리진흥원장 / 연합뉴스
배정회 과학기술일자리진흥원장 / 연합뉴스

[서울이코노미뉴스 김태일 기자] 공공기관의 수장이 각종 위법과 부정을 저지르면서 지인을 해당 기관에 취업시킨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됐다. 

지인 취업과 관련해 3차례에 걸쳐 인사에 직접 개입했고 총 14건의 위법·부당사항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인물은 배정회 과학기술일자리진흥원장이다.

감사원은 배 원장의 비위 사실들을 담은 ‘취약시기 공직기강 점검’ 보고서를 30일 공개했다. 

감사원은 소관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배 원장의 해임을 요구하는 한편  과학기술일자리진흥원에는 배 원장의 청탁금지법 위반 사실을 검찰에 통보토록 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지난 해 1월 취임한 배 원장은 그 해 3월 지인 ㄱ씨를 클러스터 기획·관리 분야 선임급 연구원으로 채용하기 위해 면접위원 5명 가운데 외부인사 3명을 자기 사람으로 채웠다. 예상대로 이들 3명은 ㄱ씨에게 모두 최고점을 줬다. 하지만 나머지 내부위원 2명이 최하점을 줘 ㄱ씨는 탈락했다. 

대신 면접점수가 높았던 ㄴ씨가 뽑혔다.

이에 배 원장은 팔을 걷어붙였다. 채용담당자에게 면접점수를 고쳐서라도 합격자인 ㄴ씨를 탈락시키거나 합격자가 없는 것처럼 만들라고 압박했다. 채용담당자들은 이를 무릅쓰고 ㄴ씨를 최종 합격자로 결정했다.

배 원장은 한 번 더 인사에 개입한다. 이번엔 ㄴ씨가 수습 6개월을 거치는 동안 중간평가를 통해 그를 면직하라는 지시였다. 

배 원장은 직접 추경사업 예산 확보 및 예비타당성 조사 등 ㄴ씨가 수습 기간 중 수행할 업무들을 지정해주고 담당자들에게는 ‘직무 부적합’ 판정을 내리도록 압력을 행사했다. 

업무 자체가 수습인 ㄴ씨가 정해진 기간 안에 처리하기에는 버거웠다. 배 원장도 그 사실을 알았다.

채용담당자와 인사담당 부서장 등은 즉시 반발했다. 이들은 “기존 직원도 혼자 처리하기 어려운 업무를 수습 기간 안에 달성케 하는 것은 무리하다”며 수차례에 걸쳐 반대 의견을 냈다. 

그러던 중 지난 해 4월 다른 팀에서 선임급 연구원 결원이 발생했다. 배 원장은 즉시 그 자리에 지인 ㄱ씨를 채용하도록 지시했다. 세 번째 인사 개입이다. 

ㄱ씨는 2010년 거래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아 챙기고 업무상 횡령으로 해임된 전력이 있었지만,  배 원장은 이를 의도적으로 숨겨줬다. 채용담당자에게 비위와 관련한 취업제한 체크리스트 서류를 제출받지 말라고 한 것이다.

채용담당자들이 이를 문제 삼아 반대하자 배 원장은 서류를 제출받아도 그 내용을 면접 심사위원들에게 알리지 말라고 종용했다. 결국 심사위원들은 ㄱ씨의 비위 사실을 알지 못한 채 합격자로 선발했다.

배 원장은 마지막까지 ㄱ씨 한 명을 위한 ‘원 포인트’ 채용 절차를 직접 매듭지었다. 배 원장은 ㄱ씨 채용에 불만이 있던 인사위원장과 인사 부서장이 외부 출장을 가고 자리에 없는 틈을 타 외부위원만으로 인사위원회를 소집하고 ㄱ씨 채용을 최종 의결했다.

감사원은 “인사위원의 심의 업무를 방해하고 채용 전형의 공정성을 훼손시킨 배 원장의 직무상 비위가 뚜렷하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일자리진흥원은 2018년 2월 공공연구 성과의 이전과 실험실 창업, 연구산업 육성 등을 통한 과학기술분야 일자리 창출이라는 모토로 재출범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기관이다.

전신은 2012년에 설립된 (재)연구개발성과지원센터로 2017년 2월 기타 공공기관으로 지정됐다.

배 원장은 행정고시 출신으로 과기정통부 연구성과활용정책과장, 연구성과혁신기획과장 등을 역임하였고 지난 해 1월 임기 3년의 3대 원장으로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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