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1만여개·운용사 233곳 3년간 빠짐없이 들여다본다
사모펀드 1만여개·운용사 233곳 3년간 빠짐없이 들여다본다
  • 김태일 기자
  • 승인 2020.07.03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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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점검+금융당국 현장점검 ‘투트랙’ 진행...P2P대출업체 240여개도 전수조사
금융당국이 최근 라임·옵티머스 환매 중단 사태의 주원인으로 지목되는 사모펀드의 사기성 운용 및 판매 실태에 대한 대대적 점검에 나선다 / 게티이미지뱅크
금융당국이 최근 라임·옵티머스 환매 중단 사태의 주원인으로 지목되는 사모펀드의 사기성 운용 및 판매 실태에 대한 대대적 점검에 나선다 / 게티이미지뱅크

[서울이코노미뉴스 김태일 기자] 금융당국이 사모펀드 1만여개와 운용사 230여개를 3년 내 전부 들여다보기로 했다. 최근 라임·옵티머스자산운용 사태 등 사모펀드의 비정상적 운용과 판매 탓에 대규모 투자자 피해를 초래한 사건이 잇따라 발생한 데 따른 조처다.

라임이 운용한 펀드는 최대 98% 손실이 확정된 상황에서 판매사들이 이 사실을 숨긴 채 고객에게 팔아치웠고, 옵티머스는 편입 자산의 95% 이상이 공공기관 매출채권이라고 투자자들을 속여 판매했다.

사모펀드뿐 아니라 개인간거래(P2P) 대출, 유사금융업자의 불법행위, 불법사금융·보이스피싱 등 4개 분야에 대한 전담 점검반도 꾸린다.

금융당국은 지난 2일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주재로 예탁결제원, 예금보험공사 등 유관기관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금융소비자 피해 분야 전면점검 합동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결정했다.

우선 사모펀드 전수 조사에 나선다. 대상은 전체 1만304개 사모펀드다. 검사는 ‘투트랙’으로 진행된다. 판매사 등의 자체 전수점검과 금융당국의 전체 233개 사모운용사에 대한 현장검사가 동시에 이뤄진다.

자체 점검은 이달부터 2개월 동안 판매사 주도로 운용사, 수탁사, 사무관리회사 등 4개 주체가 자료를 상호 대조해 서류 위변조 등을 찾아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펀드 재무제표상 자산(사무관리회사)과 실제 보관자산(수탁사)을 맞춰보고, 운용 자산과 투자제안서 내용도 교차 점검한다. 운용 재산의 실재 여부도 확인한다.

이는 옵티머스자산운용이 사무관리회사와 수탁사에 각기 다른 운용 내역을 보냄으로써 부실 자산을 투자자들이 알지 못하게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점검 결과는 원칙적으로 종료 후 금융감독원에 보고토록 했다. 다만 자산명세 불일치 등 특이사항이 드러날 경우 즉시 보고해 금융당국의 현장검사와 연계될 수 있도록 규정했다.

금융당국 현장검사를 위해서는 별도 사모펀드 전담 검사 조직을 3년간 운영한다. 검사반은 예금보험공사, 예탁결제원, 한국증권금융의 파견 인력까지 합쳐 30명 안팎으로 구성된다.

검사반 구성은 이달 중순까지 마치고, 운용사에 대한 전수 조사는 2023년까지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검사 기간은 운용사당 2주가량 걸릴 것으로 보인다. 검사 도중 위법 사항이 적발되면 즉시 제재 및 검찰 통보 조치 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소비자 피해 집중분야 전면점검 합동회의'를 개최했다 / 금융위 제공
금융당국은 지난 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소비자 피해 집중분야 전면점검 합동회의'를 개최했다 / 금융위 제공

금감원은 P2P 관련 전담 점검반도 구성한다. 최근 P2P 대출업체 ‘팝펀딩’ 연계 사모펀드의 환매 중단 사태가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점검반은 약 240개의 P2P 업체의 대출채권에 대해 회계법인의 감사보고서를 제출받기로 했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P2P법)이 오는 8월 27일 시행되는 가운데 부적격·점검자료 미제출 업체는 현장점검 후 대부업 전환 및 폐업을 안내할 계획이다.

유사금융업자의 불법 행위, 불법사금융·보이스피싱 분야의 문제점도 걸러낸다.

특히 유사금융업 중 ‘주식 리딩방’이나 온라인 사설 외환 차익거래(FX마진거래) 등에 대한 암행 점검이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주식 리딩방은 카카오톡, 텔레그램 등 SNS의 단체 대화방에서 전문성이 검증되지 않은 개인이 어떤 주식을 사고팔아야 하는 지 추천(리딩)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FX(Foreign Exchange)마진거래는 두 개 통화를 동시에 사고팔며 환차익을 노리는 고위험·고수익 금융투자상품으로, 손실 위험이 매우 크다.

불법사금융·보이스피싱과 관련해서는 전단, 명함광고 등을 수거해 미스터리쇼핑 수사를 실시한다. 이와 함께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신종수법 등을 중점 단속하기로 했다.

손병두 부위원장은 “금융소비자 피해 집중 분야에 대한 전면점검·검사를 통해 금융시장 신뢰 제고를 위한 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손 부위원장은 법제화가 요구되는 진입장벽을 높이는 방안 등에 대해서는 “국회와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라며 “국회에 많은 유사 법안들이 제출된 상황이라 일방적으로 방향을 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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