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신현아 기자] 제과제빵 브랜드 ‘파리크라상’ 상표권을 아내에게 넘겨 회사에 200억원대 손해를 끼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9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로 기소된 허 회장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를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허 회장은 2012년 SPC 계열사 파리크라상 상표권을 아내 이모 씨에게 이전해 2015년까지 상표권 사용료 명목으로 213억4000만원을 지급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기소됐다.
파리크라상 상표권은 애초 이 씨 소유였지만 2002년 회사와 공동으로 50%씩 소유했다. 회사는 2012년에 가지고 있던 지분을 다시 이 씨에게 넘긴 뒤 전체 매출의 0.125%를 상표사용료 명목으로 이 씨에게 지급했다.
1심은 허 회장의 혐의 대부분을 무죄로 인정하면서도 파리크라상 상표권 중 알파벳 ‘C'와 ’P'로 이뤄진 이른바 ’CP상표권‘과 관련해서는 유죄 판단을 내렸다.
그러면서 상표권료를 지급할 의무가 없는데도 회사의 상표권 지분을 포기하도록 하고 사용료까지 소급해서 이 씨에게 준 것은 배임에 해당한다고 보고 허 회장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2심은 1심 판결을 뒤집고 허 회장이 배임의 고의를 갖고 있지 않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장기간에 걸쳐 허 회장과 부인 이 씨, 회사 직원들 사이에서 상표권의 실질적 권리자가 이 씨라는 인식이 있었다고 봤다. 이에 따라 2012년 이 씨가 상표권 전체를 넘겨받은 것은 상표 사용에 관한 법률관계를 명확히 하고자 한 것이라고 법원은 판단했다.
대법원도 원심의 판단이 배임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보고 검찰 측 상고를 기각했다.
한편 아내 이 씨는 허 회장과 함께 고발됐지만 상표권 지분과 지급받은 사용료를 모두 회사에 반환한 점이 참작돼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