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그룹 총수,여름휴가 대신 코로나 위기 극복 구상
10대 그룹 총수,여름휴가 대신 코로나 위기 극복 구상
  • 한지훈 기자
  • 승인 2020.07.14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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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기소 여부에 촉각…정의선은 판매 회복이 과제
직원들에게는 휴가 적극 사용 독려…기간은 분산 권유
삼성 등 일부 "내수 살리자" 국내 휴가 권장도
지난달 30일 삼성전자 반도체부문 자회사인 세메스 천안사업장을 찾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삼성전자 제공
지난달 30일 삼성전자 반도체부문 자회사인 세메스 천안사업장을 찾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삼성전자 제공

[서울이코노미뉴스 한지훈 기자] 국내 10대 그룹 총수에게 여름휴가는 사실상 없다.

그룹별 경영현안이 산적해 있는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급증한 경제의 불확실성을 헤쳐나가느라 정신이 없기 때문.

14일 재계에 따르면 대부분 총수가 여름 휴가는 반납한 채 현장경영을 계속하면서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한 하반기 경영구상에 몰두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임직원들에게는 적극적인 휴가 사용을 독려하고,정부의 코로나19 감염예방 방침에 따라 휴가 기간을 분산해 다녀올 것을 권장하고 있다.

◇총수들 "엄혹한 경영환경…휴가에도 경영구상"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편치 않은 여름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이 부회장은 일본 정부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출 규제로 7월 초부터 엿새간 일본 출장을 다녀오고,연일 릴레이 사장단 회의를 소집해 반도체 소재 수급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느라 휴가도 없이 바쁜 여름을 보냈다.

이 부회장은 올해도 특별한 휴가 계획이 없다고 한다.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과 관련한 검찰의 기소 또는 불기소 판단이 임박한 상태여서 휴가는 커녕 경영 차질을 걱정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지난달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에서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 불기소 및 수사중단 권고가 내려졌지만,검찰이 자체 판단에 따라 기소할 경우 앞으로 이 부회장은 회사 경영에 전념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삼성은 이 부회장이 현재 국정농단 파기 환송심 재판도 앞두고 있어,이번에 추가 기소될 경우 두건의 재판 부담을 안게된다.그만큼  현장 경영이나 미래 먹거리 발굴 행보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을 제외한 다른 대기업 총수들은 휴가를 가더라도 대부분 국내에 머물며 코로나 이후 경영구상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달 7일 충남 서산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에서 회동한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우측)과 SK그룹 최태원 회장/현대차 제공
지난 7일 충남 서산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에서 회동한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우측)과 SK그룹 최태원 회장/현대차 제공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특별한 휴가 일정없이 자택에서 경영 현안들을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코로나로 해외 자동차 시장이 얼어붙은 환경에서 살아 남아야 하는 당면과제가 있다.상반기에는 개별소비세 인하나 고가제품 소비 쏠림 효과 등으로 국내에선 선방했지만,내수 한바퀴로만 버틸 수 있을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의선 부회장은 휴가 기간에 하반기 주요지역 판매 회복방안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이에 더해 전기차,수소차 등 미래 차 시장 선점과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첨단 모빌리티 솔루션 업체로 거듭나기 위한 방안도 구상할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 최태원 회장도 여름 휴가를 포스트 코로나 시대 근본적 혁신(딥체인지)을 집중 탐색하는 시간으로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의 간담회에서 "회사에 다닌지 30년쯤 된다.이렇게 불확실한 경영환경은 처음"이라며 위기 상황을 강조해 왔다.최 회장은 요즘 임직원들이 산업·경제·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토론에 참여하는 이천서브포럼 홍보를 위해 별도 제작한 홍보 영상에 직접 출연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은 최근 외부 공식 활동은 자제하는 가운데,특별한 휴가계획 없이 미래 먹거리 발굴에 시간을 할애할 것이라고 그룹측은 말했다.

GS그룹 허태수 회장은 취임 후 첫 여름휴가이지만 국내에 머물면서 코로나 이후 그룹이 나갈 방향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허 회장은 최근 GS칼텍스 여수공장을 방문하는 등 현장을 챙기고 있다.

현대중공업 그룹 CEO들은 예전에는 휴가에 맞춰 해외 고객 방문이나 공사 현장 점검을 했지만 올해는 국내에서 쉬면서 하반기 사업구상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 신동빈 회장과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 등 유통기업 총수들도 아직 특별한 휴가 계획이 없다.

40대 젊은 총수인 LG그룹 구광모 회장은 며칠 짬을 내서 여름 휴가를 다녀올 계획이다.그룹 관계자는 "구 회장은 평소 아무리 바빠도 CEO부터 솔선수범해 여름 휴가를 통해서 휴식을 취하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라고 당부하고 있다"며 "지난해에도 8월에 여름 휴가를 다녀왔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롯데칠성 스마트팩토리를 방문한 신동빈 회장/롯데그룹 제공
지난달 롯데칠성 스마트팩토리를 방문한 신동빈 회장/롯데그룹 제공

◇임직원 휴가는 '자유롭게'…시기는 분산 권고

대기업들은 임직원에게는 여름 휴가 사용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특히 코로나로 인한 정부의 휴가 분산조치 권고에 따라 제조업도 9월까지 휴가를 연장하는 분위기다.

삼성은 최근 20여개 계열사 직원 20여만명에 대해 '하계휴가 운영 가이드'를 마련했다.지난해까지 삼성전자,삼성SDI 등 제조사업장 계열사의 경우 생산 차질을 줄이기 위해 정해진 기간에 단체로 휴가를 가는 '집중 휴가제'를 적용해 왔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한 사회적 노력에 동참하기 위해 사무직 뿐아니라 제조직까지 전 직원이 여름 휴가를 7∼9월에 분산해서 가도록 권장하고 있다.또 국내 소비 촉진을 통한 내수경기 활성화에 기여하는 차원에서 여름 휴가를 가급적 국내에서 보낼 것을 권고했다.

현대차그룹도 휴가 분산을 위해 연구소의 경우 사용 가능 기간을 7월부터 10월까지로 1개월 연장했다.다만 현대·기아차의 생산공장 휴가 기간은 8월3∼7일로 정했다.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한 SK그룹은 2주 이상 휴가를 가도록 하는 '빅 브레이크(Big Break)'를 장려하고 있다.최근엔 코로나19 상황임을 고려해 여러 곳을 다니지 않고 한곳에 머물며 쉬고,다른 지역을 방문한 뒤에는 출근 전에 건강 상태를 확인할 시간을 넉넉히 두도록 권하고 있다.

지난 2월 서울 서초구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를 찾은 LG전자 구광모 회장/LG 제공
지난 2월 서울 서초구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를 찾은 LG전자 구광모 회장/LG 제공

LG그룹도 여름 휴가를 가을 또는 겨울까지 개인 희망대로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는 '상시 휴가제'를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현장 근무자들의 휴가기간은 8월3∼14일까지 2주다.여름휴가가 9일이고 하루는 개인 연월차를 쓰도록 한다.

롯데그룹은 5일씩 연 2회 휴가를 장려하고 있다.개인 연차 3일에 회사에서 주는 이틀을 더해 총 5일이다.회사에서 주는 이틀은 개인 연차에서 제외된다.

포스코 직원들은 별도 지침 없이 예년처럼 자유롭게 여름 휴가를 보내고 있다.해외여행 등이 어려워진 만큼 대부분 국내에서 가족들과 휴가를 보낸다.

신세계그룹은 연중 자유롭게 휴가를 가도록 하되,회사별로 휴가가 몰리지 않도록 하고 있다.코로나 감염예방 차원에서 '7말8초' 등 특정시기에 집중되지 않도록 권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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