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태일 기자] 미스터피자 운영사 MP그룹이 국내 사모펀드에 매각된다.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의 갑질, 횡령·배임 등으로 인해 내리막길을 걷던 미스터피자가 결국 경영권을 넘기게 됐다.
MP그룹은 티알인베스트먼트(티알)를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22일 공시했다. 티알은 한 달 동안 배타적 우선협상권을 갖고, 앞으로 2주간의 실사를 거쳐 최종 매매계약 체결을 결정한다.
매각 금액은 총 350억원이다. 기존 최대주주였던 정 전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하고 있던 주식 1000만주(12.37%)를 150억원에 양도하고, 신주 4000만주를 200억원에 유상증자하는 방식이다.
증자가 성사되면 티알은 지분율 41.3%로 1대 주주로 올라선다. 반면 정 전 회장 등 특수관계인은 48.92%에서 24.4%로 내려앉아 2대 주주가 된다.
당초 정 전 회장 등은 보유 지분 3900여만주(48.92%)를 전량 넘기려다 인수 측의 부담을 줄이고 2대 주주로 남을 수 있는 구주 일부 매각으로 방향을 틀었다. 매매계약과 유상증자로 상장을 유지해 추후 매각을 노린 의도로 풀이된다.
미스터피자는 1990년 이화여대 인근에 1호점을 낸 이후 국내 대표 피자 브랜드로 성장했다. 하지만 2016년 정 전 회장의 경비원 폭행, 갑질 사건을 시작으로 미스터피자는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한때 400개를 넘어서던 매장 수는 지난 1분기 기준 250개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매출 역시 2017년 1450억원에서 지난해 1099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그해 영업적자도 25억원으로 2015년부터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이뿐만 아니다. 오너 일가의 횡령 및 배임 사건도 터졌다. 이에 따라 적자 경영이 지속되며 상장폐지 대상에 올랐다. 심사도 여러 차례 받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 전 회장이 구속되면서 상장적격성 심사 사유가 발생해 2017년 이후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이에 지난 2018년 오너 일가가 경영 포기 각서를 제출하는 등 자구 방안을 제시해 2년간의 개선기간을 부여받았다. 하지만 올해 유예기간이 만료되면서 상장폐지가 현실화될 위기에 노출돼있다.
MP그룹 관계자는 “여러 이슈가 있었지만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미스터피자는 올해 30주년을 맞아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