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금융 진출..."상품 판매행위 규제·감독해야"
네이버·카카오 금융 진출..."상품 판매행위 규제·감독해야"
  • 박미연 기자
  • 승인 2020.08.02 12:20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금융硏 '금융브리프' 지적..."온라인 플랫폼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지 못하도록 설계 필요"

[서울이코노미뉴스 박미연 기자] 금융시장에 진출한 '공룡 플랫폼' 네이버가 쇼핑 멤버십, 통장에 이어 대출까지 넘보고 있다. 자사 쇼핑몰에 입점한 중소 판매자 대상 대출 상품을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카카오는 온라인보험사를 직접 설립해 자동차보험 시장 등에 진출한다는 계획 아래 금융당국과 조율을 거치고 있다. 이에 네이버와 카카오 등 거대 온라인 플랫폼의 금융서비스에 충분한 규제·감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2일 한국금융연구원 이보미 연구위원은 정기 간행물 '금융브리프'에서 '온라인 플랫폼 기업이 제공하는 금융서비스 현황과 개선방안' 보고서를 통해 이렇게 주장했다.

이 연구위원은 "한국의 플랫폼 기업은 금융업을 직접 영위하기보다는 제휴 금융회사의 상품 판매 채널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따라서 플랫폼 기업과 금융회사 간 직접 경쟁에 따른 위험 뿐만 아니라 플랫폼을 통한 새로운 방식의 금융상품 판매 때문에 발생할 위험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온라인 플랫폼의 금융상품 연계·판매 행위에 대해 별도의 규제·감독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계좌 관리, 서비스에 대한 책임과 관련 금융규제는 제휴 회사에 적용되기 때문에 플랫폼 회사에 금융회사와 같은 수준의 규제를 적용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또 "판매 채널로서 지배력을 구축한 온라인 플랫폼이 소수의 금융회사하고만 협업하거나 불공정한 계약을 통해 금융시장의 경쟁을 저해하지 않도록 규제·감독 장치를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정 온라인 플랫폼이 금융상품의 판매 채널을 독점하지 않도록 금융회사가 다수의 플랫폼과 제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또 온라인 플랫폼이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지 못하도록 제도도 설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네이버는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을 통해 결제, 보험, 대출 등 대형 금융지주사의 영역에 도전장을 내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이 직접 카드사나 은행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대신 기존 금융사와 제휴를 맺거나 상품 판매를 중개하는 방식으로 금융시장에 연착륙하는 방식을 택했다.

반면 카카오는 은행과 증권사, 손해보험사를 만들었거나 설립 추진 중이다. 카카오는 직접 금융회사 인가를 취득해 기존 금융사와 경쟁하는 전략이다.

여기에 '국민메신저'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페이는 공인인증서 제도 폐지 후 대표적 대안으로 꼽히는 카카오페이 인증 서비스를 앞세워 전자문서 시장 진출도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금융 이력이 없는 중소 사업자들도 은행권 수준의 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는 상품을 연내에 내놓겠다고 밝혔다. 네이버파이낸셜이 종합지급결제사업자로서 대출 등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금융권과의 협업이 필수적이다.

이에 미래에셋캐피탈과 손을 잡으며 기존 금융권과 경쟁자가 아닌 협력자로서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카카오뱅크처럼 은행업 인가를 받을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네이버파이낸셜의 역할을 금융플랫폼으로 한정한다는 의미다.

아울러 네이버 파이낸셜과 카카오페이는 자동차보험을 필두로 보험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카카오페이는 증권사와 보험대리점(GA) 인수를 하면서 증권·보험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허가를 확보했다.

네이버 파이낸셜은 손보사별로 자동차보험료가 한꺼번에 조회되는 방식의 플랫폼을 만드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최근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손보사에게 자동차보험 비교견적 서비스와 관련한 협업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선 여전히 네이버가 우회로를 선택해 금융업 진출을 하고 플랫폼을 바탕으로 은행과 거의 유사한 서비스를 하겠다는 '꼼수'라는 반응도 적지 않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네이버가 '녹색 공룡'이라는 비판에 바짝 몸을 낮추고 금융시장에 서서히 들어오고 있다"면서 "금융맨들이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주)서울이코미디어
  • 등록번호 : 서울 아 03055
  • 등록일자 : 2014-03-21
  • 제호 : 서울이코노미뉴스
  • 부회장 : 김명서
  • 대표·편집국장 : 박선화
  • 발행인·편집인 : 박미연
  •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1107호(여의도동, 삼도빌딩)
  • 발행일자 : 2014-04-16
  • 대표전화 : 02-3775-4176
  • 팩스 : 02-3775-41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미연
  • 서울이코노미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서울이코노미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eouleconews@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