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50층 아파트 안된다"…정부 발표와 배치
서울시 "50층 아파트 안된다"…정부 발표와 배치
  • 한지훈 기자
  • 승인 2020.08.04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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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고밀 재건축 → 기부채납 → 공공물량 확보' 구상 차질
경실련은 '8.4대책' 부동산 투기 조장책이라며 비판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유엔빌리지 인근에서 바라본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의 모습. /연합뉴스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유엔빌리지 인근에서 바라본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이코노미뉴스 한지훈 기자] 정부가 4일 발표한 공공참여형 고밀 재건축 정책에 대해 서울시가 엇갈린 입장을 밝혀 정책 추진이 불투명하다.

서울시는 이날 오후 자체 브리핑을 열어 "높이에 대한 부분은 현재 2030 서울도시기본계획(서울플랜) 틀 안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최종 결정했다"고 못을 박았다.

2030 서울플랜은 주거용 건물의 경우 용도지역과 입지를 불문하고 모든 곳에서 '35층 이하'로 한다고 명시했다. 이정화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일반주거나 준주거나 모두 순수 주거용 아파트만 지으면 35층(까지만)"이라며 "다만 준주거지역에서 지을 때는 비주거를 포함한 복합건축물인 경우에만 중심지 위계에 따라 40층 이상으로 지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보 서울시 주택건축본부장도 "서울시 기본 입장처럼 주거지역은 35층, 준주거지역은 50층 이하 가능이라고 보면 된다"며 같은 취지로 말했다.

이는 정부가 발표한 '공공참여형 고밀 재건축 도입', 즉 공공재건축 추진 방안의 세부 내용인 "도시정비법을 개정해 용적률을 300∼500% 수준으로 완화하고, 층수는 최대 50층까지 허용한다"는 부분과 정면 배치된다. 용적률 상향은 층수 완화와 함께 이뤄져야 실질적 효과를 낸다. 층수 완화 없이 용적률만 올려 건물을 지으면 건물이 위로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옆으로 퍼져 빽빽하게 들어서게 된다.

정부 발표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재건축 아파트를 최대 50층까지 지을 수 있다는 것이지만, 서울시가 여기에 퇴짜를 놓은 것이다. 도시정비계획 입안이나 인·허가권을 쥔 서울시가 "주거용 아파트는 35층까지"라고 밝힌 이상 '재건축 50층 아파트'는 사실상 물 건너간 것과 다름없다. 이는 곧 정부가 5년간 5만호라고 밝힌 공급 목표량 달성에도 빨간불이 켜졌음을 의미한다.

시의 이런 반발은 정부와 논의 과정에서 공공재건축을 둘러싸고 상당한 이견이 있었음을 시사한다. 김성보 본부장은 "공공재건축은 서울시가 별로 찬성하지 않는 방식"이라며 "정부가 최종적으로 결정했다"고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한편 경실련은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대책에 대해 "서민 주거 안정이 아닌 투기 조장책"이라고 평가하며 철회를 촉구했다.

경실련은 성명을 내고 "23번째 공급 확대책은 서민을 위하는 척하지만, 공기업·건설업계와 함께 투기를 조장해 경기를 인위적으로 부양하겠다는 선언처럼 보인다"고 비판했다. 경실련은 지금의 집값 폭등이 결코 공급 물량이 부족해서가 아니라며 "지금처럼 집값에 거품이 잔뜩 낀 상황에서 분양가를 찔끔 낮춘 새 아파트가 시장에 나오더라도 오히려 주변 집값을 자극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과거 참여정부에서 추진했던 공급확대 정책도 집값을 안정시키지 못했으며, 문재인 정부에서 대규모 개발계획을 발표할 때마다 집값이 올랐던 전례를 지적했다.

경실련은 "대책으로 발표된 26만호 중 서민을 위한 장기 공공임대주택은 일부에 불과하고, 70%는 과거처럼 판매용 아파트"라며 "이는 공기업과 건설업계에 막대한 부당이득을 안겨주고 이후 투기 세력의 투기수단으로 전락할 것이 자명하다"고 비판했다. 경실련은 다주택자들이 보유한 700만 채를 시장에 내놓게 하는 것이 당장 공급 효과가 발생하는 효과적인 공급책이라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수차례 부실대책을 내놓은 정책 책임자인 청와대 김상조 정책실장과 홍남기 부총리,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을 교체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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