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면죄부’?…공정위, ‘한화 일감 몰아주기’ 5년 조사 무혐의 결론
‘한화 면죄부’?…공정위, ‘한화 일감 몰아주기’ 5년 조사 무혐의 결론
  • 김준희 기자
  • 승인 2020.08.24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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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 세 아들 100% 지분 회사 부당 지원 의혹…“결정적 증거 찾아내지 못했다” 자책
서울 중구 장교동 한화그룹 사옥

[서울이코노미뉴스 김준희 기자] 한화그룹이 총수 3세들의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준 의혹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사실관계 확인 곤란’과 ‘정상가격 입증 부족’이 그 이유다.

한마디로 결정적인 증거를 찾아내지 못했다는 것인데, 5년 조사 끝에 내린 결론치고는 지극히 자조적이다. 공정위의 조사 잘못을 자책하는 듯한 뉘앙스가 강하다.

당연히 한화 총수 일가를 봐주기 위한 ‘면죄부’ 성격의 결론이라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공정위는 24일 31개 한화 계열사가 김승연 한화 회장의 아들 3형제가 100% 지분을 갖고 있던 한화S&C(현 한화시스템)에 일감을 몰아준 행위에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아들 3형제는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이다.

한화S&C는 한화그룹에 정보기술(IT) 서비스를 공급하는 시스템 통합(SI) 계열사로 2018년 한화시스템과 합병했다.

한화S&C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의혹은 2015년 국정감사 때부터 제기돼 왔다.

한화S&C는 그룹 계열사의 전산 시스템 관리와 전산장비 구매를 2001년부터 일괄 대행해 왔다. 이 과정에서 계열사들이 다른 사업자와 거래하는 것보다 높은 가격에 매입하는 방식으로 한화S&C에 이익을 몰아줬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었다.

시민단체 등은 그룹 차원에서 한화S&C에 일감을 몰아준 것은 김 회장의 세 아들에게 경영권 승계의 발판을 마련해주기 위한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한화는 이 같은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2017년 한화S&C를 둘로 쪼갠 뒤 40%가 넘는 지분을 외부에 매각했다.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 왼쪽부터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

조사에 착수한 공정위는 우선 2015년 1월부터 2017년 9월까지 한화 23개 계열사가 한화S&C에 데이터회선 사용료를 ‘고가로 지급’한 점을 문제 삼았다. 

또 27개 계열사에서 한화S&C에 고가의 상면료를 지불한 점도 조사의 대상으로 삼았다. 상면료란 고객사 전산장비 설치 공간을 임대하는 비용을 일컫는다.

이와 함께 22개 계열사는 거래 조건을 합리적으로 따지지 않고 다른 사업자와의 비교도 없이 한화S&C에 1055억원 규모의 애플리케이션 관리 서비스(AMS)를 맡겼다고 의심했다.
 
공정위는 한화 계열사 간의 거래가 정상적인 거래보다 ‘상당히 유리한 조건’에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한화 계열사가 한화S&C에 지급한 서비스 가격이 정상 가격보다 과도하게 높다는 것을 입증하지는 못했다는 게 공정위의 자체 설명이다. 

전원회의에서 주심을 맡은 윤수현 공정위 상임위원은 “회선 사용료의 경우 한화S&C의 매출 이익률이 상당히 높았던 점이 일감 몰아주기의 증빙자료로 제출됐지만, 한화 측에서 제시하는 증거를 압도할 만한 설득력은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AMS 건에 대해서는 무혐의가 아닌 ‘심의 절차 종료’를 결정했다. 총수 일가의 관여·지시 등에 대한 사실 관계를 확인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심의 절차 종료는 사건의 사실 관계에 대한 확인이 어려워 법 위반 여부를 판단하지 못하거나, 다른 정부기관에서 처리하도록 판단을 유보하는 경우에 내리는 결정이다.

공정위는 이와 함께 2019년과 2020년 현장 조사 때 한화시스템과 소속 직원 5명이 자료를 삭제하거나 화물 엘리베이터를 통해 빼돌리는 등 조사방해 행위를 한 것도 문제 삼았다.

하지만 한화시스템 직원들이 은닉한 자료를 그 후에 다시 제출한 점 등을 감안해 고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공정위는 “반출한 자료가 그대로 제출되지 않았다는 의심 정황은 있지만 이를 조사 방해라고 단정할 만한 증거는 없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윤수현 상임위원은 이번 결정과 관련, “SI 계열사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 행위에 대해 면죄부를 주는 것은 결코 아니다”면서 “공정위가 조사나 모니터링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므로 잘못된 시그널이 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검찰에서 한화 비자금 수사에 나선 이후 한화 측이 2014년 이전 자료는 사실상 ‘리셋’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진술 등으로 증거자료를 확보하려고 했지만 한계가 있었고 결국 2015년 이후 자료로만 입증을 시도를 했지만 여의치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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