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계열사 부당지원' 금호그룹 320억 과징금 부과…박삼구 고발
공정위, '계열사 부당지원' 금호그룹 320억 과징금 부과…박삼구 고발
  • 윤석현 기자
  • 승인 2020.08.27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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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시아나, 계열사 통해 총수지분 많은 금호고속 전방위 부당지원
공정위, 과징금 부과에 법인·개인 고발...금호 "정상거래" 불복 대응
금호아시아나 사옥과 박삼구 전 회장

[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 기자]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 등 계열사를 이용해 총수 지분율이 높은 금호고속(금호홀딩스)에 부당지원을 한 것이 드러났다.

공정위는 27일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부당 내부거래에 대해 시정명령과 32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또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박삼구 전 회장, 당시 그룹 전략경영실 임원 2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아시아나항공은 해외업체에 기내식 독점사업권을 넘기는 대신 금호고속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해당업체가 인수하도록 했고, 금호산업 등 9개 계열사는 금호고속에 낮은 이자로 자금을 빌려준 것으로 나타났다.

◇'기내식 30년 사업권 줄테니 BW 인수해 달라' 일괄거래 진행

금호그룹 전략경영실은 2015년부터 해외 투자자문 업체를 통해 금호고속에 투자하는 조건으로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독점사업권을 넘기는 방식의 '일괄거래'를 여러 업체에 제안했다.

스위스 게이트그룹이 이를 수락하면서 거래는 급물살을 탔다. 아시아나항공은 2016년 12월 30년 기내식 독점사업권을 게이트그룹에 넘겼다. 대신 게이트그룹은 2017년 3∼4월 만기 1·2·20년의 금호고속 BW 1600억원어치를 무이자로 인수했다.

금호그룹과 게이트그룹은 기내식 사업권과 BW 인수의 일괄거래를 협상하면서 배임 등 법적 문제가 생길 것을 우려, 본계약에서는 이를 제외하고 부속계약 형태로  'BW 계약의 불성립·해지시 기내식 계약도 해지된다'는 조건을 달았다. 정진욱 기업집단국장은 "BW는 신주인수권을 행사해 이익을 볼 수 있는 경우에는 무이자로 발행할 가능성도 있으나, 이번 건에서는 신주인수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사실상 없기에 무이자로 발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정상금리(3.77∼3.82%)보다 현저히 낮은 무이자 BW 인수로 금호고속은 162억원 상당의 이익을 봤다.

지난 2018년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대란도 금호그룹이 자금 조달을 위해 기내식 업체를 무리하게 바꾸는 과정에서 일어났다는 지적이 있었다. 당시 아시아나항공에 기내식을 공급했던 LSG스카이셰프코리아(LSGK)는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금호홀딩스 BW 인수 요구를 받았고, 이를 거절하자 게이트그룹에 기내식 사업권이 넘어갔다'며 공정위에 신고했다.

◇계열사·영세 협력업체 동원해 금호고속에 저리 자금 대여

2016년 8월부터 2017년 4월까지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사업권과 BW 인수를 맞바꾸는 일괄거래가 늦어지면서 금호고속 자금사정이 어려워지자, 금호그룹은 9개 계열사가  금호고속에 싼 이자로 자금을 빌려주게 했다.

전략경영실의 지시로 금호산업, 아시아나에어, 아시아나IDT, 아시아나개발, 에어부산, 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세이버, 금호리조트, 에어서울 등 9개 계열사는 45회에 걸쳐 총 1306억원을
담보 없이 1.5∼4.5%의 저금리로 금호고속에 신용 대여했다.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은 계열사도 아닌 협력업체를 이용해 8차례 총 280억원의 자금을 우회적으로 금호고속에 대여했다. 자금여력이 없는 영세 협력업체에 선급금 명목으로 돈을 준 뒤, 협력업체가 이를 그대로 금호고속에 빌려주는 방식이었다.

계열사와 영세 협력업체를 동원한 저리 대여에 금호고속은 정상금리(3.49∼5.75%)보다 낮은 금리로 총 7억2000만원 상당의 이익을 챙겼다.

◇'꼼수 지원'으로 금호고속·총수일가 이익 챙겨

계열사들의 전방위적인 '꼼수 지원'으로 금호고속은 약 169억원 상당의 금리 차익을 얻었다. 박 전 회장을 비롯한 총수일가는 특수관계인 지분율에 해당하는 이익 최소 77억원과 결산 배당금 2억5000만원을 챙겼다. 재무사정이 어려웠던 금호고속이 계열사 지원으로 자금을 마련해 금호산업, 금호터미널, 구 금호고속 등 핵심 계열사를 인수하면서 총수일가 지배력이 커졌고 경영권 승계 토대도 마련됐다.

정 국장은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높다는 이유로 자금조달 여력이 부족한 회사를 지원하면 그룹 전체의 동반 부실화 우려가 있는데도,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기내식 사업권 등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을 모두 동원해 그룹 차원의 지원에 나섰다"고 지적했다.

총 320억원의 과징금 중 '교사자'로 지목된 금호산업에 부과된 금액이 148억9100만원이다. 금호고속은 85억900만원, 아시아나항공은 81억8100만원, 금호산업은 3억1600만원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 '당혹'…"정상거래 충분히 소명했다"

금호측은 "공정위 전원회의 과정에서 자금대차 거래와 기내식·BW 거래 등이 정상거래임을 충분히 소명했음에도 공정위가 이같은 결정을 해 당혹스럽다"고 밝혔다. 그룹은 "각 자금대차 거래는 적정금리 수준으로 이뤄졌으며 짧은 기간 일시적인 자금차입후 상환된 것으로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 제공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며  "동일인 또는 그룹 차원의 지시, 관여에 따른 행위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기내식 거래와 BW 거래에 대해 "게이트그룹을 인수한 하이난 그룹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금호고속 등 각자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이뤄진 정상적인 거래로, 특수관계인에게 부당한 이익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어 "서울남부지검에서 기내식 관련 배임혐의 등에 대해 불기소 처분했고, 서울중앙지법은 LSGK가 아시아나항공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아시아나항공의 승소 판결을 내리는 등
 이미 사법기관이 동일 사안에 대해 무혐의 취지로 판단한 사실이 있다"며 "공정위가 무리한 고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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