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음식점 주인은 시큰둥…“배달앱이 훨씬 간편해”
[서울이코노미뉴스 김가영 기자] 코로나19 재확산 속에 음식 자영업자들은 배달 문제로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배달 수요는 증가했지만, 수수료도 같이 인상됐다. 주문이 많아 배달에 시간이 오래 걸리다보니 음식이 식어 항의를 받는 일도 잦아졌다.
남는 것 별로 없이 스트레스만 쌓인다는 게 공통된 푸념이다.
지금으로선 ‘방문 포장’ 손님이 음식 자영업자들에게는 가장 환영받는 고객이다. 직접 매장을 찾아와 원하는 음식을 포장해 가니 음식점 주인은 배달 수수료 부담이 없어 좋을 수밖에 없다. 손님 역시 배달비를 낼 필요가 없으니 음식점이나 손님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
그러다보니 ‘방문포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할인혜택 등 유인책들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의 한 보쌈집은 방문 포장 시 1만 원을 할인해 주고 있다. `포장 20% 할인` 안내문을 내건 부대찌개집도 등장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강화되면서 매장 내 취식을 꺼리는 분위기도 ‘방문포장’ 활성화에 한몫하고 있다.
피자집의 경우 ‘방문 포장’은 수년 전부터 일반화됐다. 유명 피자 프랜차이즈들은 30∼40% 안팎 할인 혜택을 내세워 방문 포장을 유도해 왔다.
이들 자영업자에게는 들쭉날쭉하는 배달 수수료가 무엇보다 불만이다.
늦은 시간이나 날씨가 궂은 날에는 배달 수수료가 올라간다. 주문이 많아도 이익이 그 만큼 남지 않는다.
서울의 한 자영업자는 “배달업체에 지급할 수수료를 고객에게 할인으로 돌려주는 것이 고객 확보 차원에서 이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모든 자영업자들에게 방문 포장이 배달 주문보다 매력적인 것만은 아니다.
현재 배달 앱 업체가 주문을 대신 받아주고 결제와 정산까지 도맡아 해주다보니 오히려 배달 주문 쪽이 편하다는 자영업자들도 적지 않다.
족발집을 운영하는 A씨는 “터치 몇 번만 하고 음식 만들고 배달원한테 전달하기만 하면 되는데, 그쪽이 훨씬 편하다”고 말했다.
포장 고객이 증가해 매장을 찾는 손님들을 많아지면 직원을 별도로 고용해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음식점 주인이 음식을 만들면서 배달 앱을 통한 주문, 결제, 정산을 동시에 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 수수료와 고객 불만이 동시에 증가하고 있어 방문 포장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면서 "방문 포장이 늘면 배달 라이더의 고질적인 난폭 운행 문제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