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 장수 비결은...
홍남기 경제부총리 장수 비결은...
  • 한지훈 기자
  • 승인 2020.09.14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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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말 역대 두번째 장수 기재부 장관...대통령 신임,타협과 유연함,타고난 성실성
코로나 위기속 한국경제 버티기 진두지휘…재난지원금 두고 여당과 이견도
홍남기 경제부총리

[서울이코노미뉴스 한지훈 기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장수 비결은 무엇일까. 그가 이달말 역대 두번째 장수 기재부 장관 기록을 세우게 된다.

14일 기재부 등에 따르면 2018년 12월11일 공식 취임한 홍 부총리는 이달 30일이면 재임 660일을 맞아 이명박 정부 당시 박재완 기재부 장관의 재임일(660일)을 돌파하게 된다. 역대 기재부 장관을 통틀어 재임 기간이 가장 길었던 사례는 이명박 정부 때 윤증현 장관(842일)이다.  두번째가 박재완 장관이었는데 이 기록을 넘어서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초대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550일간 재임해 역대 4번째 장수 장관에 이름을 올렸다.

홍 부총리는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올해에만 4차례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편성했으며, 수도권 집값을 잡기 위한 잇단 고강도 부동산 대책 발표를 진두지휘하는 등 경제부처 '콘트롤타워'로서도 주요 이슈들을 의욕적으로 주도하는 모습이다.

그런 홍 부총리의 장수 비결은 무엇일까. 평자들에 따라 다르겠지만 크게 세가지를 꼽을 수 있다. 바로 임명권자의 두터운 신임과 주요 경제정책에 관해 타협할 줄 아는 유연함, 그리고 그것을 뒷받침하는 책임감과 성실성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에게 임명장 수여하는 문 대통령

먼저 홍 부총리의 다채로운 경험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에 관한 공감을 바탕으로 주요 정책과제 대한 공감능력을 극대화시키고 있다. 그것을 있게 한 원천이 바로 임명권자의 두터운 신임에서 나오고 있다. 역대 청와대를 거친 그의 친화력과 안목도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공개 석상에서 여러차례 홍 부총리에게 신임을 표하며 힘을 실어준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중순 홍 부총리로부터 내년도 예산안, 뉴딜펀드에 대해 보고받는 자리에서 의미있는 발언을 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가운데 한국의 성장률이 1위로 전망될 정도로 경제부총리가 경제사령탑으로서 총체적 역할을 잘하고 있다"고 했다. 이같은 언급을 보면 '홍남기 경제팀'이 한동안 유지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홍 부총리는 올해 코로나19 위기 국면에서 '경제사령탑' 역할을 수행하며 유례없는 기록을 연일 써 내려왔다.

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총 277조원 규모의 대책을 마련하며 상반기에만 세차례나 추경을 편성했다. 지난주에는 4차 추경안을 국회에 냈다. 한해에 추경을 4차례나 한 것은 무려 59년 만의 일이다.

하지만 추경을 거듭할수록 국가채무가 불어나 4차 추경안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역대 최고인 43.9%로 치솟고,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6.1%까지 올라서는 등 재정 건전성 지표도 사상 최악의 기록을 함께 썼다. 이 과정에서 야당을 중심으로 재정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와 비판이 제기됐다. 홍 부총리는 "'재정의 책임성'이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때"라고 적극 반박하며 정책 기조를 이어왔다.

지난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간한 '2020 OECD 한국경제 보고서'에서 코로나19에 대한 한국의 신속한 방역,정책 대응을 높이 평가하며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을 OECD 회원국 1위로 끌어올린 점이 현 정책 기조에 대한 자신감을 더 굳히게 한 배경으로 보인다.

두번째 홍 부총리의 정책조율 능력이다. 그는 경제부처 '콘트롤타워'로서도 적극적인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모습이다.

특히 부동산 정책에서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 장관보다 존재감이 더 부각된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한때는 '패싱'으로 수모를 겪기도 했다. 최근 홍 부총리는 매주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며 수도권 주택공급 대책, 부동산감독기구 설치 등 대형 정책 이슈에 대한 관계 부처 간 이견을 조율했다.

이외에도 코로나19 대책을 논의해 발표하는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를 매주 주재하는 등 한 주 일정이 늘 빼곡하게 채워져 있다.

최근 홍 부총리는 당·청과도 '밀월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1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전 대표 시절 추경 규모를 두고 의견이 충돌해 '거취 논란'이 일기도 했으나, 민주당 이낙연 대표 체제가 출범하며 한층 힘이 실리고 있다는 이야기가 관가에서 나온다. 

홍 부총리는 이낙연 국무총리 시절 국무조정실장으로 호흡을 맞추며 두터운 신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가 부총리를 천거한 것으로 전해진다.

홍 부총리의 성실성은 오늘의 그를 있게 한 원동력이다. 역대 정부에서 경제 수장은 경제기획원(EPB)과 재무부(MOF)간의 패권전쟁에서 승리한 쪽이 취하는 구도였다. 그 이면에는 지연과 학연,혈연이 지배돼 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홍 부총리는 강원도라는 지역적 한계와 한양대라는 학연의 불리함을 정책적 성실함과 책임감으로 극복한 사례로 역대 상사들이 함께 일하기를 선호하는 경제관료로 불리고 있다.     

그러나 그의 장점은 역설적으로 단점으로도 지적되고 있다. 임명권자의 신임이 시장의 평가와 다를 때 발생하는 정책적 실수나 오류를 간과하기 쉽다는 점이다. 간혹 홍 부총리가 당정간 논의 과정에서 자신의 소신을 끝까지 관철하지 못하고 입장을 바꾸는 모습이 되풀이된 데 대한 비판과 아쉬움의 목소리도 나오는 이유이다. 

1차 긴급재난지원금의 전 국민 지급을 반대하다 결국 '100% 지급'을 수용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등을 4차 추경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다가 3단계 격상 없이도 추경 편성에 동의한 사례가 대표적으로 거론된다.

홍 부총리는 리더의 4가지 유형 가운데 '머리는 좋고 다소 게으른' 상사가 왜 상대적으로 가장 좋은 평가를 받는지 되짚어 볼 만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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