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나는 돈이 없는 것도 축복이라고 종종 말한다. 그럼 주변에서 제 정신으로 보지 않는다. 미치고 않고서야 어떻게 돈이 없는 것도 자랑할 수 있느냐고 되묻는다. 지금까지 살아보니 그렇다. 내가 지금보다 더 여유가 있으면 행복이 커질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나는 현재에 만족하고 있으며, 최고의 행복을 느끼고 있다. 행복이 돈과 비례하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나의 행복론은 이렇다. 조금 부족한 듯 해야 행복하다는 것. 차고 넘친다고 더 행복할 리 없다. 남에게 손만 벌리지 않으면 된다. 또 남과 비교하면 행복해 질 수 없다. 내 안에서 행복을 찾아야 한다. 작은 것에도 고맙고 감사하게 여겨야 한다. 큰 것만 바라면 안 된다는 뜻이다. 항상 “고맙다” “감사하다”를 입에 달고 살아야 한다.
나는 지금 밥을 살 수 있는 처지는 된다. 지인들을 자주 식사자리에 모시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것만 해도 얼마나 행복인가. 내가 밥을 얻어먹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재벌급 두 사람과 식사할 때는 내 지갑을 먼저 열어본 적이 없다. 나머지는 가급적 내가 먼저 내려고 한다. 크게 비싼 것을 먹지 않기 때문에 밥값 부담은 느끼지 않는다. 그래서 언제든지 오시라고 초대한다.
집도, 차도 욕심이 없다. 1987년 11월 결혼한 뒤 딱 한 번 이사를 했다. 처음 서울 서부이촌동 허름한 아파트에 전세로 살다가 1993년 2월 영등포 당산동에 34평짜리 집을 장만해 지금까지 살고 있다. 1979년 첫 입주한 아파트다. 너무 낡아서 가격은 8억원대다. 비도 새지 않고, 바람도 피할 수 있으니 만족한다. 수십억대 아파트에 산들 행복이 더 커지겠는가.
자동차는 2010년 4월식 k7이다. 10년 이상 탔지만 아직 8만km도 채우지 못 했다. 최소한 5년은 더 탈 생각이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바퀴 4개만 달려 있으면 된다. 나에게는 여전히 궁전과 같다. 앞으로 더 작은 차로 바꿀 계획을 갖고 있다. 굳이 큰 차가 필요 없다는 생각이다. 자동차가 굴러다니면 된다. 이동수단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수입이 많지 않다보니 저축은 엄두를 못 낸다. 아내에게도 이런 말을 한다. “우리 건강만 하자. 내가 무슨 일인들 할 테니까” 요즘도 하루 하루 행복을 구가한다. 새벽 1시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며 행복으로 빠져 든다. 가장 큰 행복은 살아 있음이다. 무엇보다 건강함에 고마워 해야 한다. 돈과 건강 중 고르라면 건강이다. 내가 건강한 사람은 부러워 한다. 새벽마다 걷는 것도 건강을 위해서다. 돈돈돈 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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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