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는 더 강하고 오래 가면서도 가격은 절반 수준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머스크는 22일(현지 시간) 열린 연례 주주총회 및 ‘배터리 데이’에서 "4680으로 불리는 테슬라의 새롭고 큰 원통형 배터리셀은 기존 제품 대비 5배 더 많은 에너지, 6배 더 많은 출력, 16% 더 긴 주행거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4680 배터리는 지름 46mm, 길이 80mm인 원통형 배터리를 뜻한다.
머스크는 또 '5대 과제'를 실현해 배터리 제조 비용을 3년 안에 지금보다 56% 낮출 것이라고 밝혔다. 5대 과제란 셀 디자인, 셀 공장, 실리콘 음극재, 양극재·공정 개선, 배터리 공정의 통합 등이다.
머스크는 "우리는 적당한 가격의 차를 갖고 있지 않다"면서 배터리 단가 하락을 통해 대당 2만5000달러의 전기차를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 전기차 가격의 절반이 조금 넘는 수준으로 전기차의 대중화를 몰고 올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는 전체 자동차 비용 중에서 25~33%를 차지하고 있다.
외신이 인용한 전문가들에 따르면 배터리 팩 가격이 KWh 당 100달러로 내려가면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가격은 비슷해진다. 테슬라 배터리팩 가격은 2019년 기준 kWh당 약 156달러로 추산되고 있다.
머스크는 배터리 양산 청사진도 내놨다. 2022년까지 연간 100기가와트시(GWh), 2030년까지 3테라와트시(TWh)로 규모를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배터리 데이에서는 시장의 예측을 뛰어넘을 만한 신기술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행사 자체가 소문난 잔치에 그쳤다는 혹평도 나오고 있다.
이날 주주총회는 코로나19로 온라인 생중계로 열렸는데, 테슬라 유튜브 계정에는 27만명이 동시에 접속했다.
발표 무대가 설치됐던 테슬라 프레몬트 공장에는 테슬라가 미리 준비한 모델3 차량에 240명만이 탑승한 채 현장을 지켜봤다.
이날 행사 하루 전 머스크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배터리데이 때 전기 트럭 ‘세미’나 ‘사이버트럭’ 등의 장기 생산에 영향을 줄 중요한 내용이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머스크는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으면서 “2022년까지 대량 생산에 이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썼다.
머스크는 이어 “우리 스스로 행동에 나서지 않을 경우에는 배터리 공급사들이 최대한의 속도를 내더라도 2022년 이후 중대한 물량 부족이 예상된다”면서 “파나소닉과 LG, CATL 같은 협력사로부터 배터리 구매물량을 늘릴 작정”이라고 밝혔다.
머스크가 올린 트윗의 영향으로 22일 뉴욕 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5.6% 하락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