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대금 후려친 '악덕업체'...한온시스템에 지급명령 133억, 과징금 115억
납품대금 후려친 '악덕업체'...한온시스템에 지급명령 133억, 과징금 115억
  • 윤석현 기자
  • 승인 2020.09.24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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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품업체 협박해 대금 깎고 업체들이 먼저 감액요청한 것처럼 합의서 작성
공정위,하도급대금 감액행위로는 역대 최고 과징금 부과…법인 고발

[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 기자] 하도급업체의 납품대금을 80억원 넘게 후려친 한온시스템이 부당하게 깎은 대금에 이자를 붙여 돌려주고 거액의 과징금을 물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한온시스템에 133억원의 지급명령과 과징금 115억원을 부과하고 법인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지급명령과 과징금 규모는 하도급대금 감액 행위로는 역대 가장 큰 금액이다.

공정위는 자동차 공조시스템 분야 국내 점유율 1위에다 현대차 1차 협력사인 한온시스템은 2015년 6월부터 2017년 8월까지 부품을 납품하는 45개 업체의 납품대금 80억5000만원을 106회에 걸쳐 부당하게 깎았다고 판단했다.

이미 결정된 납품대금을 사후 협상을 통해 깎았으며, 매년 자사 차원의 원가절감 목표를 만들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납품업체별로 절감 실적을 관리했다는 것이다. 2015년 하반기에는 모든 협력업체에 단가를 10% 더 깎으라고 요구했고, 따르지 않을 경우 거래처를 바꾸거나 발주물량을 줄이겠다고 위협했다. 이에 납품업체들은 선처를 구하며 부당한 단가인하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예컨대 납품업체 A사는 2015년 7월 납품단가 10%를 절감하기 위해 납품대금 6억1500만원을 감액할 것을 일방적으로 요구받자 1억5000만원 이상 깎을 경우 정리해고가 불가피하다며 선처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한온시스템이 계속해 요구하자 결국 2억5000만원을 감액하겠다고 제시하며 "더는 한계"라고 답했다.

이후 한온시스템과 A사는 납품단가를 낮춘다는 합의서를 작성했으나 합의서에는 A사가 먼저 감액을 요청한 것으로 기재됐다. 협상이 끝나면 법 위반을 은폐할 목적으로 납품업체와 감액합의서를 쓰고, 업체가 자발적으로 감액을 요청한 것처럼 꾸몄다는 것이다.

하도급법은 원사업자가 정당한 사유를 입증한 경우에만 감액이 가능하다고 규정하는데, 한온시스템은 그런 사유를 입증하지 못했다고 공정위는 밝혔다. 한온시스템은 조사 과정에서 법 위반을 숨기기 위해 14건의 허위자료를 조작해 제출하기도 했다고 공정위는 덧붙였다.

공정위는 부당하게 깎은 하도급대금에다 지연이자(이자율 연 15.5%)를 더해 133억원을 지급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육성권 기업거래정책국장은 "2019년 한온시스템 당기순이익이 3200억원이 넘는 등 지급명령을 불이행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대금 부당감액을 주도한 임원이 2016년에 이미 이 회사를 퇴사해 개인 고발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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