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살 공무원 아들의 절규, “가족도 생각해 달라”
피살 공무원 아들의 절규, “가족도 생각해 달라”
  • 오풍연
  • 승인 2020.10.06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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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문 대통령이 가족들에게 답을 해야 할 듯...대통령은 모든 국민을 보호해야

[오풍연 칼럼] 북한에서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씨의 2고 짜리 아들 편지가 5일 공개됐다. 문재인 대통령 앞으로 보낸 편지다. 그동안 이씨의 형 이래진씨가 가족의 입장을 밝혀 왔으나 직계 가족이 유감을 나타낸 것은 처음이다. 편지를 읽으면서 “우리 국민에게 국가란 무엇인가”를 거듭 생각하게 됐다. 지극히 평범한 고등학생의 절규였다. 아버지를 그리워 하고, 엄마와 남은 여동생을 생각하는.

편지에도 나와 있듯 우리 정부는 이씨에 대해 잔인하리 만큼 매정했다. 월북으로 몰아간 인상도 지울 수 없다. 그러나 누가 보더라도 설득력이 약했던 것은 사실이다. 아들도 그러한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가의 책임을 물었다. 국민으로서 당연히 요구할 수 있다고 본다. 정부도 남은 가족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지 않았다. 이제부터라도 그들의 명예를 되돌려주기 바란다.

아들은 편지를 통해 “시신조차 찾지 못하는 현 상황을 누가 만들었으며 아빠가 잔인하게 죽임을 당할 때 이 나라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왜 아빠를 지키지 못했는지 묻고 싶다”면서 “저와 엄마, 동생이 삶을 비관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아빠의 명예를 돌려달라”고 요청했다. 아빠가 피살됨으로써 이들 가족은 졸지에 가장을 잃었다. 여동생은 초등학교 1학년 여덟 살이다.

아들은 군의 ‘월북’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그는 아빠에 대해 “수영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다”면서 “38㎞를 그것도 조류를 거슬러 갔다는 것은 진정 말이 된다고 생각하시는지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조차 이 대목은 석연치 않다고 여긴다. 이씨가 비록 구명조끼를 입었다 하더라도 헤엄을 쳐 가기에는 너무 먼 거리라는 것. 한마디로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아들은 “동생에게는 며칠 후에 집에 오겠다며 화상통화까지 했다”면서 “어린 동생은 아빠가 해외 출장 가신 걸로 알고 있다. 며칠 후에 집에 가면 선물을 사준다고 하셨기에 아빠가 오기만을 기다리며 매일 밤 아빠 사진을 두 손에 꼭 쥐고 잠든다”고 전했다. 아빠 이씨가 월북할 의도가 없었음을 보여주는 정황을 가감없이 글로 표현했다고 할까. 그러면서 문 대통령에게 “지금 저희가 겪고 있는 이 고통의 주인공이 대통령님의 자녀 혹은 손자라고 해도 지금처럼 하실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아빠는 왜 거기까지 갔으며 국가는 그 시간에 아빠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왜 아빠를 구하지 못하셨는지 묻고 싶습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저와 제 동생을 몰락시키는 현 상황을 바로 잡아주십시오. 평범했던 한 가정의 가장이었으며 치매로 아무것도 모르고 계신 노모의 아들이었습니다. 왜 우리가 이런 고통을 받아야 합니까? 대한민국의 공무원이었고 보호받아 마땅한 대한민국의 국민이었습니다.”라고도 했다.

국가는 국민을 보호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 이번 사건에서는 국가의 잘못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솔직히 정부당국의 발표도 100% 믿기 어렵다. 상식과 너무 동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문 대통령이 가족들에게 답을 해야 할 것 같다. 대통령은 모든 국민을 보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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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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