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430명 포함…부동산 통한 부의 대물림 심화
[서울이코노미뉴스 김가영 기자] 2018년 이후 서울에서 주택을 구입한 10명 중 4명은 실거주 목적이 아니라 임대하려고 집을 산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 가운데는 19세 이하 미성년자도 상당수에 이르고, 이들 중 4분의 3은 주택을 임대용으로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을 통한 부의 대물림으로 풀이된다.
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은 2018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서울시에 제출된 주택 자금조달계획서 세부내용을 분석한 결과 서울에서 집을 산 45만5930명 중 41.9%인 19만1058명은 임대하려고 집을 산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주택 자금조달계획서에는 집을 산 후 실거주할 것인지 혹은 임대할 것인지를 적는데, 이 자료를 분석했다는 것이다.
소 의원에 따르면 2018년 이후 서울에서 집을 산 만 19세 이하 미성년자 430명 중 76.2%인 328명이 임대 목적으로 집을 구매했다.
2006년생으로 만 14세인 매수자 29명 가운데 25명도 구매한 집이 임대용이라고 밝혔다.
만 9세 이하의 미성년자가 임대용으로 주택을 구매한 예도 있었다.
2016년생인 만 4세 주택 구매자 9명 중 8명, 2018년생인 만 2세 유아 4명도 주택 구매 목적이 임대용이라고 계획서에 적었다.
20대 또한 주택 구매자 1만1914명 중 59.8%인 7122명이 자금조달계획서에 주택 구매 목적을 '임대용'이라고 밝혔다.
반면, 30대 이상은 본인이나 가족들이 직접 살기 위해 집을 산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30대 주택 구매자 12만4358명 가운데 55.2%인 6만8653명이 본인이 입주하기 위해서 집을 샀다고 응답했다.
60대 이상은 임대하기 위해서 집을 구매했다는 비율이 38.5%로 전체 세대 가운데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60대 이상 8만4337명 중 53.3%인 4만4984명은 본인이 거주하기 위해 집을 구매했다고 밝혔다.
소병훈 의원은 "어린 나이에 부모 도움으로 부동산 투기와 임대사업을 시작한 '금수저 임대사업자'에 대해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집이 없는 청년·무주택자의 상실감과 박탈감은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