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가영 기자] 자동차를 수리할 때 친환경 부품을 사용하면 보험회사로부터 수리비 일부를 받을 수 있지만, 이런 제도를 모르는 소비자들이 많아 친환경 부품을 선택하는 비율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21일 최근 1년 이내에 자동차를 수리한 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2.8%는 친환경 부품이 아닌 새 부품으로 교체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여기서 친환경 부품이란 씻고 새로 칠한 범퍼와 도어 등이 주를 이루는 `중고부품`, 수리를 통해 기능을 복구시켜 판매하는 `재생부품`, 분해·세척·검사·보수·조정·재조립 등의 과정을 거쳐 원래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든 `재제조품` 등이다.
소비자들의 친환경 부품에 대한 인식 수준은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에서 친환경 부품에 대해 `어느 정도`, 혹은 `매우 잘 알고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중고부품의 경우 51.8%(259명)로 나타났다.
재생 부품은 49.6%(248명)로 절반이 채 되지 않았고, 재제조 부품은 26.2%(131명)에 그치는 등 전반적으로 인식 수준이 낮았다.
친환경 부품의 이용률(복수응답)은 더 낮게 나타났다.
재생 부품이 13.8%(69명), 중고 부품은 10.2%(51명), 재제조 부품은 2.4%(12명) 수준이었다.
친환경 부품의 품질 인증 제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몰라 안전성을 불신하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았다.
친환경 부품 중 재제조품의 경우 이미 정부가 정한 품질·성능 평가와 공장 심사 등을 거쳐 품질인증을 받고 있지만, `친환경 부품의 품질과 안전성이 검증되면 사용하겠다`고 답한 소비자가 55.4%(277명)나 됐다.
자동차보험의 친환경 부품 사용 관련 특약 내용을 아는 소비자들도 많지 않았다.
자동차 보험회사는 소비자가 친환경 부품으로 교체 수리할 경우 새 부품 수리비의 20% 또는 25%를 소비자에게 지급해주는 친환경 부품 특별 약관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자동차 자기 차량(자차) 손해 보험에 가입한 소비자 440명 중 이 제도를 알고 있는 소비자는 17.5%(77명)에 불과했다.
특약 제도를 모른다고 응답한 소비자 363명의 59.2%(215명)는 미리 알았다면 친환경 부품으로 수리받았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정비 사업자로부터 친환경 부품을 사용할 수 있다는 설명을 듣지 못한 소비자도 63.2%(316명)에 이르렀다.
정비업체들의 인식 역시 소비자들과 마찬가지로 낮은 수준이었다.
자동차 정비 사업자 6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자동차 부품 교체 수리를 할 때 친환경 부품보다 새 부품을 선호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96.7%(58명)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새 부품을 선호하는 이유(복수응답)로는 `차주가 새 부품을 원해서`가 98.3%(57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친환경 부품의 안전성이나 품질을 신뢰하지 못해서`가 34.5%(20명), `새 부품보다 수명이 짧을 것 같아서` 32.8%(19명) 등이 뒤를 이었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관계 부처에 자동차 관리 사업자 대상 고지 의무 준수를 위한 교육 및 관리 감독을 강화할 것을 요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