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1호기 수사, 이낙연은 왜 검찰을 나무랄까
월성1호기 수사, 이낙연은 왜 검찰을 나무랄까
  • 오풍연
  • 승인 2020.11.08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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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에 정치 프레임을 씌우고 나선 셈...검찰 때리기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공산 커

[오풍연 칼럼] 검찰이 월성1호기 수사에 나서자 민주당은 강력히 반발했다. 신중한 이낙연 대표도 검찰 때리기에 가세했다. 대통령의 통치행위까지 수사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도 한다. 과연 그럴까. 조금 불리하다 싶으면 통치행위라고 할 경우 잘못이 있어도 덮고 넘어가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는 설정부터 잘못 됐다. 대통령도 수사의 대상이 될 수 있고, 어느 국민도 예외일 수 없다.

다만 검찰권은 엄정히 행사되어야 한다. 자의적 행사는 상상할 수 없고, 있어서도 안 된다. 또 정치권이 검찰 수사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끼어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런데 지금 그와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어느 시대에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 독재국가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그런 논란이 일고 있다는 게 부끄럽다. 창피한 줄 알아야 한다.

이낙연 대표가 직접 총대를 멨다. 평소 이낙연답지 못 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는 답답하다 할 정도로 신중 모드를 취해 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검찰을 비난하는 강도가 어느 때보다 셌다. 이 대표는 6일 오전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이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과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 기관을 압수수색한 것에 대해 "정치 수사이자 검찰권 남용"이라며 "감사원은 수사의뢰도 하지 않았는데 야당이 고발한 정치 공세용 사건에 검찰이 대대적으로 대응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낙연은 "에너지 전환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중요 정책"이라며 "이에 대한 사법적 수사는 검찰이 이제 정부 정책의 영역에까지 영향을 미치겠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마치 지난해 법무부 장관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논의가 진행되는 때에 장관 후보 일가에 대한 대대적 압수수색을 벌였던 때를 연상케 한다"면서 "야당이 대전지검에 고발한 지 2주만에,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전지검을 방문한 지 1주일만에 전격수사가 이뤄진 점도 의심을 부를만 하다"고 했다.

그는 "야당과 일부 정치 검찰이 짜고 정부를 공격한다고는 믿고 싶지 않다. 그러나 혹시라도 그런 의도가 있다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당은 묵묵히 소임을 다하는 다수 검사들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일부 정치검사들의 행태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검찰은 위험하고도 무모한 폭주를 당장 멈춰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검찰 수사를 중단해 달라는 얘기다.

이낙연이 작심하고 이 같은 주장을 했을 터. 검찰 수사에 정치 프레임을 씌우고 나선 셈이다. 내가 볼 때는 이낙연의 상상력이 더 풍부하다. 조금 유치하다고 할까. 검찰 수사마저도 짜맞추기 식으로 해석하니 말이다. 이낙연이 청와대와 친문을 의식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특히 친문으로부터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겠다는 의도로 비친다. 문재인 대통령을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줌으로써 지지를 끌어내겠다는 전략에 다름 아니다.

이낙연은 여전히 불안한 위치다. 대표도 친문의 도움으로 오른 까닭이다. 살얼음판을 걷는다 하더라도 검찰 때리기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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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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