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LG家 승계전통'…구본준 고문 곧 계열분리
'우아한 LG家 승계전통'…구본준 고문 곧 계열분리
  • 한지훈 기자
  • 승인 2020.11.16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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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회장 삼촌 구 고문, LG상사 등 거느리고 독립 임박
과거 LIG·LS·GS·LF·아워홈 등도 LG 일가서 계열분리
구본준 고문

[서울이코노미뉴스 한지훈 기자] LG그룹 구광모 회장의 삼촌인 구본준 고문이 LG상사 등을 갖고 조만간 LG그룹에서 계열 분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4대째 이어져온 LG가의 '우아한 승계'  전통이 새삼 조명받고 있다. LG그룹은 경영권 갈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그룹 회장은 장자가 맡고, 다른 가족 일원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거나 계열분리로 독립하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 LG그룹 일가의 가풍과 사풍이 휴머니즘과 화합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구인회→구자경→구본무→구광모 회장 4대째 장자 승계

고 구인회 창업회장이 별세한 뒤 장남인 구자경 2대 회장이 1970년 회사 경영권을 물려받았다. 그러면서 구인회 창업회장의 첫째 동생이자 창업멤버인 구철회 사장은 경영에서 퇴진했다.

이후 구철회 사장의 자녀들이 1999년 LG화재를 들고 LG그룹에서 나가 현재 LIG그룹에 이르렀다. 구인회 창업회장의 또 다른 동생들인 구태회·평회·두회씨가 계열 분리로 독립해서 2005년 만든 그룹이 LS그룹이다.

구인회 회장 시절부터 동업 관계였던 허씨 일가의 계열사는 GS그룹으로 떨어져 나갔다.

구자경 2대 회장이 1995년 1월 럭키금성그룹 사명을 LG그룹으로 바꾸고, 2월에 장남 구본무 회장에게 경영을 물려줬을 때도 계열분리 전통은 이어졌다. 당시 LG반도체를 이끌던 구자학 회장과 유통사업을 담당하던 구자두 회장 등 구자경 2대 회장의 동생들은 곧바로 LG그룹 경영에서 퇴진하고 조카인 구본무 회장에게 길을 열어줬다.

구자승 전 LG상사 사장 일가는 LG그룹 패션사업 부문을 떼어내 2006년 LG패션(현 LF)으로 독립했고, 구자학 회장은 2000년 LG 유통·식품서비스 부문을 갖고 나가 아워홈을 차렸다.

구광모 4대 회장이 취임할 때도 비슷했다. 고 구본무 회장은 1994년 불의의 사고로 외아들을 잃은 뒤 그룹 경영권 승계를 위해 조카인 구광모 현 회장을 양자로 들였다. 구광모 회장의 친부이자 구본무 회장의 동생인 구본능 회장은 1996년 희성금속, 국제전선 등을 떼어 독립하며 희성그룹을 만들었다.

◇구본준 고문, 곧 계열분리해 독립 

2018년 구본무 회장이 별세하고 구광모 회장이 취임하면서부터 재계에서는 구본준 고문의 계열분리는 시간문제라고 예상해 왔다. 구 고문은 LG반도체 대표이사 부사장, LG LCD(현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부사장, LG상사 대표이사 부회장, 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구 고문은 2018년 6월 조카인 구광모 회장이 공식 선임되면서 곧바로 경영 일선에서 은퇴했다.

구본준 고문은 LG 지주사인 (주)LG 지분 7.72%를 보유하고 있다. 이 지분의 가치는 약 1조원 정도로, 구 고문은 이 지분을 활용해 LG상사와 LG하우시스 등의 지분을 인수하는 형태로 독립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LG상사는 지난해 LG그룹 본사 건물인 여의도 LG트윈타워 지분을 ㈜LG에 팔고 LG광화문 빌딩으로 이전했다. 또 구광모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는 LG상사의 물류 자회사인 판토스 지분 19.9%도 매각하는 등 계열 분리 사전작업을 해왔다.

지난 2012년 4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구자경 LG 명예회장(앞줄 왼쪽 세번째)의 미수연(米壽宴·88세)에 LG그룹 오너 일가가 참석한 모습.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앞줄 맨왼쪽)과 구본준 전 LG그룹 부회장(뒷줄 왼쪽 두번째부터), 구광모 LG 회장,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등이 참석했다.

 

구 고문이 상사를 중심으로 한 계열분리에 나서는 것은 현재 LG그룹의 주력사업인 전자와 화학을 온전히 보존하면서 지배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2018년 구광모 회장 취임 직후에는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 등 전자계열의 분리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들 회사는 LG전자의 미래 먹거리와 직결돼 있는 회사여서 당시에도 계열 분리가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현재 지주회사인 ㈜LG는 LG상사 지분 25%, LG하우시스 지분 34%를 쥔 최대주주이며, LG상사는 그룹의 해외 물류를 맡는 판토스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계열분리로 그간 LG전자와 화학 등 주요 고객과 판토스간 내부거래 비율이 60%에 달해 공정거래위원회의 표적이 돼온 자회사 일감몰아주기 문제도 자연스레 해결될 전망이다.

LG하우시스는 2009년 LG화학의 산업재 사업부문을 분할해 만든 건축자재, 자동차 소재기업이다. LG상사의 시가총액은 7151억원, LG하우시스는 5856억원으로 규모가 크지 않다. 구 고문의 현재 지분가치로 충분히 충당이 가능한 수준이라는 게 재계의 평가다. 다만 계열분리 회사의 규모가 작다는 점에서 LG 안팎에서는 반도체 설계 회사인 실리콘웍스와 화학소재 제조사 LG MMA의 추가분리 전망도 나온다.

서울 여의도 LG그룹 사옥 동관

LG그룹이 이번에 계열분리를 결심한 데는 구광모 회장이 취임 3년을 맞으면서 시기적으로도 적당한 때가 됐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 따르면 LG는 이달말 이사회에서 계열 분리안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 측은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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