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는 사람만 내는 종부세와 조세저항...세금인가? 벌금인가?
내는 사람만 내는 종부세와 조세저항...세금인가? 벌금인가?
  • 권의종
  • 승인 2020.12.04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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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 근소세 면제자와 각종 공제 제도 그대로 방치한 채 종부세 인상 등 ‘부자 증세’에만 집중한다면 곤란

[권의종 칼럼] 12월은 집 가진 자에겐 잔인한 달이다. 한껏 오른 종합부동산세를 물어야 해서다. 고지서를 받아든 납세자들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으나 매겨진 세금을 보고 할 말을 잃었다. 종부세는 전국의 주택 및 토지를 유형별로 구분하여 개인별로 합산, 그 공시가격 합계액이 일정 기준금액을 초과하는 경우 그 초과분에 대해 과세한다.

종부세는 그간 강남아파트 보유자의 전유물로 통해왔다. 목동, 마포, 광화문, 성수 등의 아파트값이 뛰면서 여타 지역에서의 납부자도 늘었다. 올해 74만4,000명에게 4조2,687억 원의 세금이 부과되었다. 지난해와 비교해 대상자가 14만9,000명, 세액이 9,216억 원이 늘었다. 각각 25.0%, 27.5%씩 증가했다. 공시가격 상승, 공시가격 현실화율 상향, 과세표준을 산출하기 위해 공시가격에 곱해주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오른 때문이다.

올해의 종부세 상승은 서막에 불과할 전망이다. 내년부터는 더 많이 오른다. 납세자 부담이 더 커지게 된다. 우선 공정시장 가액 비율이 해마다 5%씩 상승한다. 지난 해 85%에서 올해 90%로 오른 데 이어 내년에는 95%, 2022년 이후는 100%가 된다. 부동산 공시가격의 시세 반영률도 9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다.

종부세 증세에 반대의 목소리만 있는 건 아니다. 불로소득 환수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과세를 강화하는 정책 기조를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갭투자 등으로 집을 돈벌이 수단으로 삼아온 투기자에 대한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견해다. 집을 가진 것보다 처분하는 것이 이롭다는 판단이 들도록 부동산 세제를 한층 더 강화할 것을 주문한다.

12월은 잔인한 달...올 종부세는 서막에 불과, 내년부턴 더 많이 올라, 납세자 부담 ‘껑충’

논쟁의 뿌리를 살피면 해법이 보이곤 한다. 작금의 종부세 논란의 근원은 집값 폭등에 있다. 집주인은 가만히 있었는데 값이 올라 세금이 는 것이다. 그렇다면 집값은 왜 올랐을까. 공급이 수요를 따라주지 못했고, 정책이 이를 바로잡지 못한 측면이 크다. 통화량 증가, 저금리 지속 등 거시경제 변수의 영향이 없지 않겠으나, 제도의 공회전과 정책의 헛발질에 비롯된 점도 부인하기 어렵다.

최대 피해자는 1주택자다. 집 한 채라서 얻은 게 없는 데도 값이 올랐다는 사실만으로 세금을 더 물게 생겼다. 일정 소득이 없는 고령자나 은퇴자도 해마다 재산세에 더해 종부세까지 물어야 한다. 여간 큰 고통이 아니다. 종부세 때문에 집을 팔기도 어렵다. 팔 때 무는 양도소득세가 무겁다. 싼 집으로 갈아타려 해도 취득세 또한 무섭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이들의 처지를 종부세 증세론자도 제대로 설명치 못한다. 입을 꾹 다물고 있다.

급기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퇴직한 사람은 거주의 자유도 없습니까?’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불만이 거세다. “아파트 하나 갖고 있으면 적폐냐.” “재산세와 양도소득세를 납부하고 있는데 왜 종부세까지 많이 내야 하냐.” “들어오는 월급은 없는데 공시가격 때문에 세금을 더 내야 한다.” “투기로 산 것도 아니고 평생을 아파트 구매에 바쳤는데 꿈을 이루자마자 포기하고 지방으로 내려가야 할 판이다.” 울분을 넘어 절규에 이른다.

정부 반응이 걸작이다. 전체 주택분 종부세 세액의 82%는 다주택자가 부담하고 있다고 해명한다. 주택을 장기보유하거나 고령자일 경우 70%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틀린 말은 아니나 적절한 답은 못 된다. 1가구 1주택 세액공제를 받으려면 보유기간이 5년 이상 15년이 되어야 한다. 고령자 혜택 또한 60세 10%, 70세 30%에 그친다.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는 그나마도 제외된다. 대상자가 많지 않을뿐더러 생색낼 수준은 아니다.

물가 연동의 탄력 과세, 제도 취지에 맞는 법 운용, 종부세 타당성 검토 등...해법 마련 시급

해법 마련이 시급하다. 물가 수준에 연동한 종부세의 탄력 운용이 고려될 만하다. 지난 해의 경우 물가는 2%밖에 오르지 않은 데 비해 서울지역의 아파트 공시가격은 25.6%가 올랐다. 공시가격이나 부동산값이 오르는 만큼 종부세 과세표준을 낮추거나 세율을 내려 적용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집값이 올랐다고 세금을 올려받으면서 반대로 내릴 때는 돌려주지 않는 게 납세자 눈에는 모순으로 비친다.

종부세는 본연의 취지에 따라 운용됨이 마땅하다. 법은 “고액의 부동산 보유자에 대하여 종부세를 부과하여 부동산보유에 대한 조세부담의 형평성을 제고하고, 부동산의 가격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두루뭉술 정의한다. 이처럼 종부세를 기계적으로 부과할 게 아니라, 소득세처럼 소득 성격, 시장 여건, 납세자 부담 등을 고려하는 유연한 법 적용이 요구된다.

종부세의 타당성도 짚어봐야 한다. 법에 명시는 없으나 종부세는 부동산 투기 억제에 주된 목적이 있다. 하지만 상당수 주택소유자, 특히 1주택자는 투기와 거리가 멀다. 가격 상승을 노리고 집을 산 게 아니다. 살기 위해 집을 샀고, 살다 보니 값이 오른 것이다. 이들에게 재산세에 더해 종부세까지 물리는 것은 가혹하다. 미실현 소득에 대한 과세의 성격도 짙다. 부의 승계나 대물림은 증여세나 상속세로 다스리면 된다.

조세편의주의는 늘 경계의 대상이다. ‘넓은 세원, 낮은 세율’의 조세원칙이 쉽게 휘둘려선 안 된다. 10명 중 4명꼴의 근로소득세 면제자와 방만한 공제 제도를 그대로 둔 채, 손쉬운 고소득층 증세에 집중하면 조세저항은 필연적이다. 직불·신용카드 소득공제, 전자신고 세액공제 등의 공제 제도와 소득 보전 성격의 비과세·감면 제도를 손질해 과세 형평성을 높이는 게 우선일 수 있다. 내는 사람만 내서는 세금이라기보다 벌금에 가깝다.

필자 소개

권의종(iamej5196@naver.com)
- 논설실장
- 부설 금융소비자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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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호 2020-12-04 13:23:12
종합부동산세 장기보유시 최대 80%까지 세액공제 받습니다. 부부공동명의도 세액공제 대상으로 내년부터 법시행 예정입니다. 장기 10년보유 정도면 세부담을 경감시켜주고, 투기세력이 아닌 1주택에 대해서는 전면적으로 세부담을 감해줘야 합니다. 다주택자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과중해서 부동산 투기를 막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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