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거래법 위반하셨습니다"…금감원 사칭 보이스피싱 `비상`
"금융거래법 위반하셨습니다"…금감원 사칭 보이스피싱 `비상`
  • 김가영 기자
  • 승인 2020.12.24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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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의 인물` 김동철 사무관·조성익 팀장 사칭…과징금 등 현금 요구
실제 보이스피싱에 활용된 금감원 로고 사용 금전공탁서./금융감독원 제공

[서울이코노미뉴스 김가영 기자] #A씨는 어느날 한통의 문자를 받았다. 자신이 받은 대출이 금융거래법 위반이라는 문자내용에 화들짝 놀랐다. A씨가 연락을 취하자 자신을 금감원 직원으로 소개한 남성은 법 위반 사실을 없애기 위해서는 기존 대출금 상환액을 금감원에 공탁해야 한다며 금전을 요구했다. 특히 법 위반이면 기존 대출액의 최대 5배까지 과징금이 부과된다는 협박에 겁을 먹은 A씨는 남성을 직접 만났다. 이 자리에서 금감원 로고가 보이는 금전공탁서까지 받게 되자 대출금에 상당하는 2300만원 상당을 건넸고 현금을 받아든 사기범은 그대로 자취를 감췄다.

최근 금융감독원 직원을 사칭해 대출상환자금을 현금으로 가로채는 신종 보이스피싱이 성행하고 있어 금융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금감원은 24일 "금감원 직원을 사칭해 자금을 요구하는 경우 100% 보이스피싱"이라며 소비자 경보 주의단계를 발령했다. 지난달 금감원 불법사금융신고센터에 접수된 상담건수는 299건으로 전달의 202건보다 48% 증가했다.

기존 보이스피싱은 주로 금융회사 직원을 사칭해 저금리 대환대출을 미끼로 대출금을 편취하거나 신용등급 상향 명목으로 수수료를 요구하는 대출빙자형이 주였다. 최근에는 가상의 인물을 금감원 직원으로 사칭하는 사기수법까지 접목되는 추세라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이처럼 금감원을 사칭하는 경우 주로 현금 보관이나 과징금을 명목으로 직접 받아 편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계좌이체 대신 피해자를 직접 만나 속여 현금을 받아가는 사례가 두드러지게 늘었다. 사기범들은 크게 3단계로 역할을 구분해 피해자에게 순차적으로 접근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우선 사기범1이 금융회사 직원을 사칭해 기존대출을 정부가 지원하는 저금리 대출로 갈아탈 수 있다는 문자나 전화로 피해자에게 접촉했다. 해당 사기범은 대출한도 조회 등을 명목으로 피해자에게 신분증과 통장사본 등의 개인정보를 요구하고, 대출이 가능한 대상자라며 문자로 인터넷 주소(URL)를 전송해 피해자 몰래 전화 가로채기 앱을 설치했다. 

그뒤 사기범2는 기존대출을 취급한 금융회사 직원을 사칭, 다른 금융회사로 대출을 갈아타거나 추가로 대출을 받는 것은 금융거래법 위반이라는 거짓 사실로 피해자를 협박했다.

사기범3은 `건전경영팀 김동철 사무관`  `소비자피해예방팀 조성익 팀장` 등 금감원 소속 가상의 인물을 사칭해 금융거래법 위반 문제를 해결해 주겠다며 연락을 취했다. 이후 금융거래법 위반사실과 관련한 전산기록을 삭제하려면 기존 대출금액 만큼 자금을 공탁해야 한다고 속이는 방식으로 돈을 가로챘다.

이런 과정에서 피해자가 사기를 의심해 금감원이나 금융회사 콜센터에 확인전화를 걸어도 이미 깔아놓은 앱으로 전화를 가로채 피해자는 안심할 수밖에 없었다.

이선진 금감원 불법금융대응단 팀장은 "계좌이체를 한 경우는 지급정지 조치를 통해 보이스피싱 피해금을 돌려받을 수 있지만, 현금으로 직접 건넨 경우에는 피해구제를 받기 쉽지 않다"며 "사기범이 이런 점을 악용하는 만큼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보이스피싱 피해를 입은 경우라면 송금 또는 입금한 금융회사 콜센터나 금감원 콜센터에 전화해 해당계좌에 대한 지급정지 요청 및 피해구제 신청을 접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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