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가영 기자] 은행들이 지난해 연말 중단했던 대면·비대면 신용대출을 재개하면서 억눌렸던 대출수요가 폭증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이 신용대출 판매를 재개하며 대출 판매규모가 하룻만에 3000억원 가까이 늘었다. 지난 4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33조9280억원으로 지난해 12월31일(133조6482원)보다 2798억원 증가했다.
매년 1월은 받은 성과급이나 보너스로 대출을 갚는 특징이 있지만, 올해는 이와 달리 대출수요가 급증했다. 시중은행이 신용대출을 재개하자 그동안 억눌렸던 대출수요를 반영해 판매량이 폭증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은행권은 지난해말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방침에 따라 일부 신용대출 판매를 중단했지만, 여전히 많은 대출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대출 판매를 재개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15일 중단했던 모바일 비대면 신용대출을 지난 1일부터 재개했다. 지난달 23일 중단했던 영업점 신용대출도 4일부터 다시 판매하기 시작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2000만원이 넘는 신용대출은 내주지 않던 가계대출 제한을 4일부터 풀었다. 의사와 변호사 대상의 신용대출 최대한도도 2억원에서 3억원으로 올렸다.
우리은행은 중단했던 `우리 WON하는 직장인 대출` 판매를 7일 다시 시작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24일부터 중단했던 주력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인 `하나원큐신용대출`을 5일 재개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17일부터 중단했던 직장인 `마이너스통장 신용대출`을 지난 1일부터 재개했다.
시중은행은 이처럼 일반 신용대출을 재개했지만, 지난해 말부터 시행한 고소득·고신용자의 신용대출 한도축소 기조는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은행 관계자는 "신용대출 증가액을 월 2조원대로 맞추는 총량관리를 지속해 대출 증가액을 관리할 것"이라며 "금융당국의 대출규제는 상대적으로 연체 위험이 적은 고소득자 대출은 줄이고 총량을 관리하는 `투 트랙` 전략으로 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대다수 시중은행이 비대면 신용대출을 재개하면서 지난 1~4일 신규 비대면 대출도 눈에 띄게 늘었다. 이 기간 KB국민·신한·우리(인터넷 신청)은행의 신규대출 취급액은 539억9400만원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