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강기용 기자]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생산 차질을 겪는 가운데 한국GM도 결국 오는 8일부터 부평2공장을 절반만 가동하기로 했다.
하지만 현대차·기아차 등 다른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감산을 검토할 상황은 아니라고 밝혔다.
한국GM은 4일 "글로벌 구매·공급망에 통합된 구매조직이 반도체 수급을 해결할 방안을 찾고, GM과 한국GM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쉐보레 말리부와 트랙스를 생산하는 부평2공장은 당분간 절반 수준의 가동률로 운영한다.
한국GM 측은 그러나 말리부와 트랙스 모두 재고가 있는데다 내수 물량이 많지 않아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트랙스는 트레일블레이저와 함께 수출 주력 차종으로 85% 가량을 수출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적에는 차질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부평2공장의 한달 생산량은 약 1만대다.
차량용 반도체 품귀현상이 이어지면서 전 세계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이다.
차량에 탑재되는 반도체 시장은 대만 TSMC를 필두고 독일의 인피니언, 네델란드 NXP, 일본 르네시스, 미국 TI 등이 각축하는 ‘절대 강자’가 없는 상태다.
자동차용 반도체 품귀 현상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됐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재택근무가 확산됐고, 그러다 보니 개인용 PC 수요가 크게 늘면서 반도체 공급이 IT 쪽으로 몰렸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발 자동차 수요가 회복되면서 차량용 칩 수요가 늘었고, 미국이 반도체 최대 공급업체인 중국 SMIC를 제재하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게 된 것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와는 달리 차량용 파운드리 반도체에는 후발주자다. 하지만 이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릴 것이라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얼마 전 삼성전자가 170억 달러를 들여 미국에 새로운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한국GM 발표에 앞서 로이터통신은 GM이 8일부터 미국 캔자스주 페어팩스, 캐나다 온타리오주 잉거솔, 멕시코 산루이스 포토시에서 차량 생산을 완전히 중단하고 부평 2공장은 다음 주 생산량을 절반으로 줄일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의 조사 결과 반도체 부족으로 1분기 전 세계 자동차 생산량은 당초 예상보다 67만2000대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올 해 전체로는 감산 규모가 96만4000대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