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가영 기자] 코로나19로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자 화장품 매출이 줄어든 가운데 향수 매출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은 지난해 12월24일부터 정부의 방역지침에 따라 매장내 시식과 시음, 화장품 샘플사용을 중단했다. 이런 조치의 영향으로 백화점의 화장품 매출은 일제히 감소했다.
지난달 롯데백화점의 화장품 매출은 1년전과 비교해 22% 줄었다. 현대백화점도 화장품 매출이 8.6%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자 립 제품이나 피부 화장용 제품 등의 색조 화장품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매장내에서 화장품을 테스트해볼 수 없게 되자 소비가 더욱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같은 달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의 향수 매출은 각각 34%, 49.7% 뛰었다. 시제품 사용이 금지된 것은 향수도 마찬가지로 매장내에서 시향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향수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많아졌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화장을 하지 않는 대신 새로운 측면에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수단으로 향수를 찾는 것"이라며 향수가 반사이익을 누린 것으로 분석했다. 코로나19 유행이후 외부활동이 줄고 재택근무가 활성화하자 외출이 줄어든 직장 여성들의 관심이 색조 화장품에서 향수로 옮겨갔다는 것이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시향이 금지되자 온라인몰에서도 향수 매출이 급증했다. 지난달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자체 온라인몰 에스아이빌리지의 향수 매출은 전년 같은 달보다 772% 급증했다. 20~30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바이레도 매출은 783%, 메모파리는 1600%로 크게 뛰었다.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온라인몰 G마켓에서도 1월 향수 판매량이 1년 전보다 711% 많아졌다.
향수업계의 한 관계자는 "향수를 일상적인 액세서리로 보는 시각이 확산하면서 향수를 뿌리는 소비자가 많아지고 있다"면서 "향수는 가격대가 있는 만큼 대표적인 자기만족 제품으로, 최근 소비경향인 가치소비와도 맞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