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신현수 민정수석 사의 표명 사태의 몸통은 문재인 대통령이라고 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민정수석도 지냈고, 검찰 조직이나 생리도 모를 리 없다. 이번 인사의 핵심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유임 여부였다. 상식은 교체였다. 그런데 그대로 유임시켰다. 박범계 법무장관이 이성윤 유임을 밀어붙였다고 보지 않는다. 문 대통령 뜻이라고 생각했을 터. 최종 재가는 대통령이 한다.
결국 이성윤 유임은 문 대통령 인사로 보는 게 맞다. 신현수는 대통령과 생각을 달리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신현수는 상식을 먼저 생각했다. 신현수가 대통령 곁을 지키기는 어려울 듯 하다. 대통령이 신현수에게 전권을 줄 리도 없다. 또 다시 이런 일이 생기지 말라는 보장도 없다. 신현수 사표 수리가 답이다. 마지막으로 신현수를 배려한다면. 두 번 죽이는 일은 없어야 한다. 권력이 뭐길래.
청와대에 최종적으로 남고, 떠나고는 신 수석이 결정할 일이다. 문 대통령이 두 번이나 만류했음에도 뜻을 굽히지 않는 것은 이미 마음이 떠났다는 것과 다름 없다. 신 수석은 18일부터 휴가에 들어갔다. 일단 22일은 출근할 것으로 보인다. 그 전까지 청와대 측이 그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안간 힘을 쓸 것 같다. 청와대 뿐만 아니라 신 수석과 선이 닿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을까 싶다. 청와대로서는 무조건 신 수석을 잡아야 할 처지다.
신 수석은 문 대통령과 특수한 관계다. 그냥 대통령-수석 사이가 아니다. 인간적 신뢰도 쌓은 관계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이번 문제를 더 풀기 어렵다는 얘기도 나온다. 민주당이 어정쩡한 태도를 취하는 것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만약 신현수가 아니고 다른 수석들 같았으면 벌써 공격을 했을 것이다. 신 수석은 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기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고 청와대 눈치만 살핀다고 할 수 있다.
신현수의 마음을 돌릴 사람은 문 대통령 밖에 없다. 지금은 그 누구도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다. 박범계도 나름 애를 쓰겠지만, 그가 나선다고 될 일도 아니라고 본다. 박 장관은 이날 오후 5시쯤 법무부 과천청사에서 기자들에게 “(신 수석이) 민정수석으로 계속 계셔서 문재인 대통령의 좋은 보좌를 함께 하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 수석의 사의 표명 배경으로 꼽히는 검찰 고위간부 인사 과정의 불협화음에 대해 “인사 과정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 없다”면서도 “마음이 아프다”는 말을 세 차례 반복했다. 그러면서 신 수석을 따로 만날 용의도 있다고 했다.
내가 생각하는 방법이 하나 있기는 하다. 하지만 현실성이 떨어지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물러나면 될 일이다. 나는 앞서도 이성윤이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것 역시 문 대통령이 결단할 문제이기도 하다. 문제를 계속 안고 가는 한 또 다시 폭발할 가능성이 크다. 만약 신현수가 남고, 이성윤을 총장 시키려고 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소탐대실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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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F학점의 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