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금호석유화학 박철완 상무가 3일 웹사이트를 개설해 공개적으로 작은아버지인 박찬구 회장의 리더십을 공격하는 등 이달 하순 열릴 것으로 보이는 주주총회를 앞두고 경영권 도전을 본격화했다.
이러한 적극적 공세는 전체 지분의 50.48%를 차지하는 소액주주들의 표를 우호 세력으로 포섭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되고 있다.
박 상무는 고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아들이자 박찬구 회장의 조카로, 금호석화 지분 1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박정구 전 회장은 고 박인천 금호아시아나그룹 창업주의 2남, 박찬구 회장은 4남이다.
박 상무는 이날 웹사이트를 통해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제안'에서 박찬구 회장을 겨냥, “과다한 현금 보유 및 과소 부채로 인한 자본비용이 증대했고, 낮은 배당성향과 과다한 자사주 보유 등 비친화적 주주정책을 펼쳤다”고 지적했다. 부적절한 투자 결정으로 성장성이 저하됐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국내외 경쟁사와 비교해 우월한 수익과 영업성과를 내는데도 불구하고 이런 이유로 주주가치 훼손이 발생해 지난 10년 간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미래 성장 경영 △거버넌스 개선 △지속가능 경영 등 3가지 측면의 총체적인 기업체질 개선을 제안했다.
박 상무는 "이번 주주제안이 주주가치 및 기업가지 제고를 위한 첫 단추"라면서 "주주 환원 정책의 정상화, 자원의 효율적 운용, 미래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합리적 투자 의사 결정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상무는 "코로나 특수로 창사 이래 최고의 영업 성과를 낸 지금이야말로 혁신을 추진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라고 판단했다"고 제안 배경을 밝혔다.
박 상무는 지난 1월 27일 "기존 대표 보고자(박찬구 회장)와의 지분 공동 보유와 특수 관계를 해소한다"고 공시, 경영권 도전을 공식화했다.
박 상무와 금호석유화학은 박 상무의 주주제안을 주총 안건으로 상정할지를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박 상무의 주주제안이 상법과 회사 정관에 어긋난다고 회사가 지적하고 박 상무 측은 문제가 없다고 반박하면서다.
박 상무는 본인의 주주제안을 주총 안건으로 상정하라며 지난달 25일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기도 했다.
금호석유화학 지분은 박 상무가 10%, 박 회장이 6.69%, 박 회장 맏아들인 박준경 전무 7.17%이고 국민연금이 8.16%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박 상무가 경영권 도전을 공식화한 것은 혼맥으로 형성된 직계가족들의 탄탄한 지원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으로 해석하고 있다.
박 상무의 선친인 고 박정구 전 회장은 슬하에 1남3녀를 뒀다. 장녀 박은형씨는 고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차남 김선협 아도니스 부회장, 차녀 박은경씨는 고 장상돈 한국철강 회장 장남인 장세홍 한국철강 대표의 부인이다. 삼녀 박은혜씨는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 차남 허재명 일진머티리얼즈 대표와 결혼했다.
이들 누나들이 적극적으로 박 상무를 지원하면 경영권 도전에 상당히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박 상무의 처가도 상당한 재력을 갖추고 있다. 박 상무는 2014년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 차녀 허지연씨와 결혼했다. 코스모그룹은 GS그룹 방계회사다. 허경수 회장은 고 허신구 GS리테일 명예회장의 장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