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수레가 더 요란...LH 투기의혹 총 20명이라는데 누가 믿겠는가
빈수레가 더 요란...LH 투기의혹 총 20명이라는데 누가 믿겠는가
  • 오풍연
  • 승인 2021.03.12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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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칼럼] 소리만 요란했다. 빈수레가 시끄럽다던가. 정부가 합동조사단을 구성해 LH 투기의혹을 조사했지만 고작 20명 가려내는데 그쳤다. 사실 하나마나한 조사였다. “내가 투기를 했소”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당초 13명은 민변과 참여연대가 투기가 의심된다고 공개했던 사람들이다. 그러니까 7명을 더 밝혀낸 셈이다.

바보가 아니고서는 자기 이름으로 땅 투기를 하는 사람은 없다. 이 20명은 간이 밖으로 나왔다고 할 수 있다. 차명 거래를 밝혀내는 게 본질이다.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조사단이 했을 일은 뻔하다. 등기부등본을 떼 실명을 비교했을 것으로 본다. 이렇게 해서는 투기를 가릴 수 없다. 자금조사를 한 뒤 역추적을 해야 투기꾼을 잡을 수 있다.

그런데 압수수색 시기도 놓쳤다. 민변 등이 공개를 했을 때 바로 국토부와 LH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어야 했다. 며칠 뒤 나갔으니 치울 것은 다 치웠을 것이다. 이는 미리 감추라고 한 것과 다름 없다. 이런 상황에서 경찰이 수사결과를 내 놓아도 누가 믿겠는가. 피라미만 몇 마리 잡았다고 할 것 같다. 검찰 수사를 촉구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11일 이처럼 빈약한 내용의 정부 합동조사단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에 적발된 20명은 모두 LH 직원으로 밝혀졌고, 이 중 11명이 변창흠 국토부장관이 LH 사장을 할 당시에 토지를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 총리는 변 장관 책임론에 대해 “어떠한 조치가 필요할지 심사숙고하겠다”고 했다. 자진사퇴를 우회적으로 촉구했다고도 볼 수 있다.

청와대도 조금 뜬금 없는 발표를 했다. 이날 비서관급 이상을 대상으로 자체 조사한 결과 투기 의심 사례는 없었다고 했다. 굳이 이 같은 발표를 할 필요가 있는지 묻고 싶다. 청와대로 불똥이 튈까봐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조사를 하다가 청와대 관계자가 튀어나오면 수사를 해도 늦지 않다.

박범계 법무장관도 엉뚱한 소리를 했다. 이 사람은 장관 자격이 있는지 지극히 의심스럽다. 사돈 남말 하듯 한다. 이 정권의 사고뭉치다. 그는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가진 전화 인터뷰를 통해 "3기 신도시 얘기는 2018년부터 있었고, 부동산이나 아파트 투기는 이미 2∼3년 전부터 문제가 됐는데 (검찰의)수사권이 있을 땐 뭘 했느냐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뚱딴지 같은 소리를 했다.

이는 궤변이 아닐 수 없다. 2018년에 검찰이 무엇을 했냐고 묻는다면, 만기친람하는 문재인 정부는 그때 무엇을 했냐고 물으면 무엇이라고 대답할 건가. 정부는 이것을 알고도 덮고 있었다는 소리로 들린다. LH 사건이 그때 터진 것도 아닌데 이런 식으로 말해 자가당착이라는 뜻이다. “하나마나한 조사를 하느라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처음부터 제대로 수사를 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지적이 백 번 옳다. 이번 사건을 보는 국민의 눈이다.

# 이 칼럼은 '오풍연 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전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전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전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F학점의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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