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회사의 허와 실...네이버 직원 극단적 선택에 대한 단상
1등 회사의 허와 실...네이버 직원 극단적 선택에 대한 단상
  • 오풍연
  • 승인 2021.06.08 10:59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풍연 칼럼] 네이버에 다닌다고 하면 다들 부러워 한다. 한국에서 네이버는 최고의 직장으로 꼽히기도 한다. 대학생들이 가장 들어가고 싶어하는 기업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보수가 많고, 스톡옵션 등 대우가 좋은 까닭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말 못할 사연들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 네이버 직원의 극단적 선택이 그것을 말해주고 있다.

얼마 전 네이버 직원의 죽음 소식을 접했다. 거의 모든 언론들이 크게 다뤘다. 나도 왜 죽었을까 의구심을 갖고 지켜 보았다. 결국 회사가 그를 죽음으로 몰아갔다는 노조 측의 주장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사람을 잡는 회사가 되면 안 된다. 네이버 뿐만 아니라 IT 기업 대부분이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 일변도라서 그렇다.

지나친 업무지시로 인한 야간·휴일 가릴 것 없는 과도한 업무량, 부당한 업무지시와 모욕적 언행, 회사의 묵인. 네이버 노조가 제시한 죽음의 원인이다. 이 같은 상황이라면 누가 버틸 수 있겠는가.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하지만 네이버 측의 반응을 보면 그렇지 못 하다. 창업자인 이해진 의장이 나서야 한다. 이 의장은 뒤에 숨고 있는 건가.

7일 노조에 따르면 지도 서비스 부문에서 개발 실무 등을 담당하던 고인은 최소 휴게시간인 하루 1시간도 쉬지 못한채 고강도 업무를 해왔다. 노조는 "고인은 지나친 업무지시로 인해 야간·휴일·휴가 가릴 것 없이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다"면서 "또 상급자인 임원A로부터 지위를 이용한 부당한 업무 지시와 모욕적인 언행, 해결할 수 없는 무리한 업무지시 등을 받으며 정신적 압박에 고통받아 왔다"고 주장했다.

고인이 아니더라도 이런 상황이라면 얼마나 견딜 수 있겠는가. 회사는 근로감독 등을 통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책임이 있다. A임원은 평소에도 문제가 많았다고 한다. 그런 임원은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함께 일할 수 없다. 독불장군은 조직사회에서 맞지 않다. 이해진 의장이나 한성숙 대표가 책임질 부분이기도 하다.

고인은 동료들에게 '두 달짜리 업무가 매일 떨어지고 있어서 매니징하기 어렵다', '임원A와 미팅 할 때마다 무능한 존재로 느껴지고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속을 걷고 있는 것 같아 괴롭다' 등을 하소연했다고 한다. 이미 이 때부터 극단적 선택을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특히 임원A는 고인의 평가, 연봉인상률,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보상 등 인사 전반을 결정할 수 있는 위치였고 고인에게 스톡옵션 보상 등을 언급하며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개인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었던 셈이다.

네이버도 국내에는 적수가 없다시피 했다. 따라서 견제도 덜 받았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는 동안 사내 문화는 후진성을 면치 못했던 게 아닌가 싶다. “사람이 먼저다” 이 말을 꼭 해주고 싶다. 조금 나은 보수가 모든 것을 말해주지는 않는다. 1등 회사답게 사내문화도 바꾸기 바란다.

# 이 칼럼은 '오풍연 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전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전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전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F학점의 그들'. 윤석열의 운명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주)서울이코미디어
  • 등록번호 : 서울 아 03055
  • 등록일자 : 2014-03-21
  • 제호 : 서울이코노미뉴스
  • 부회장 : 김명서
  • 대표·편집국장 : 박선화
  • 발행인·편집인 : 박미연
  •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1107호(여의도동, 삼도빌딩)
  • 발행일자 : 2014-04-16
  • 대표전화 : 02-3775-4176
  • 팩스 : 02-3775-41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미연
  • 서울이코노미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서울이코노미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eouleconews@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