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부부들 “평생 한번인데…아무도 못 오는 결혼식이라니”
[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수도권에서 12일부터 2주간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된다는 소식에 자영업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사실상 죽으라는 얘기”라는 거친 반응도 나왔다.
4단계에서는 사적 모임이 오후 6시 이전에는 4인, 그 이후에는 2인까지만 허용된다. 사실상 야간 통행금지가 생긴 것이나 마찬가지다.
결혼식 참석자도 친족으로 제한되자 결혼을 코앞에 둔 예비 신랑신부들은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마스크를 벗고 단체사진을 찍기를 기대했는데 오히려 아무도 오지 못하는 결혼식이 돼 버렸다는 것이다.
자영업자들은 무엇보다 4단계 조치가 추가로 더 연장될 가능성을 걱정했다. 2주 동안 저녁 장사를 거의 못하게 되는 데다 그 기간이 길어지면 폐업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서울 마포의 한 음식점 주인은 "5인 이상 모임 금지으로 어려웠는데 이제는 3명조차 안 된다니 어떻게 버티야 할지 모르겠다"며 곤혹스러워했다.
서울 서초구의 고깃집 주인은 "최근 들어 매출이 좀 회복되나 싶었는데 고삐를 더 심하게 조인다니 숨이 턱턱 막힌다"면서 “오후 6시부터 3인 이상 모임이 금지되면 그전에 와 있던 손님들은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서울 양천구에서 포장마차를 운영하는 김모(43)씨는 “유흥가가 아닌 동네에서 장사를 하는 자영업자들이 대부분 문을 닫고 있다”면서 “4단계 격상은 사실상 죽으라는 얘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직장인은 “백신 접종자가 늘어나면서 거리두기도 완화될 것으로 기대했는데 실망이 크다”면서 “이달 중 예정해둔 친구들 모임을 무기한 연기했다"고 말했다.
패밀리 레스토랑을 비롯해 다양한 외식업체를 운영하는 A기업 관계자는 “학생들이 학교에 가지 않는 것이 영업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면서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을 경우 낮 시간대 주부 모임이 줄어 낮 장사 매출도 급감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B기업 관계자는 “지난해 뷔페 식당을 대상으로 영업 금지 조치가 내려진 것에 비하면 그나마 다행”이라면서도 “저녁 모임은 2인까지만 허용한다는 데 매출출 하락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외식업중앙회 관계자는 “7월부터는 달라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았는데 확진자가 더 증가하는 추세를 보여 난감한 상황”이라면서 “4단계 격상이 길어질 경우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계속될 수 있다”고 걱정했다.
한편 4단계 격상에 대한 예비 신랑신부들의 불만은 컸다.
결혼식이 오는 17일인 A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50명도 아닌 친족 친척도 포함 안 되는 직계가족만 식이 가능하다는데, ‘평생에 한번’이란 말이 정말 너무나 싫은 단어가 돼 버렸다”면서 “왜 방역수칙 잘 지키고 백신까지 맞은 내가 피해를 봐야 하는가”라며 속상해 했다.
똑같이 오는 17일이 결혼식이라는 B씨는 “청첩장 많이 뿌려서 연락은 계속 오는데 갑갑하다”면서 “1월에 한 번 연기했는데, 이쯤 되면 진짜 결혼을 하지 말라고 온 우주가 막는 기분”이라고 말했다.